불황後, 그린카는 선택 아닌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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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後, 그린카는 선택 아닌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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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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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車업계, 친환경차 개발 전쟁

글로벌 업체, 클린 프로젝트 앞다퉈 출사표
국내 하이브리드차 출시 원년, 일본과 경쟁

최근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의 그린카 개발 움직임이 분주하다. 일찍이 세계 시장에 하이브리드차를 선보인 도요타를 시작으로 이제는 혼다, 닛산, 폭스바겐, 다임러, GM 등 유수  메이커 회사들이 클린 프로젝트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자동차 업계의 불황이 끝나고 나면 그린카 시대가 활짝 열린다고 진단하고 있다. 세계 자동차 생산 5위 업체인 현대·기아차도 이 같은 클린 경쟁에서 예외일 순 없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이달부터 아반떼와 포르테의 하이브리드 버전을 출시하고 친환경 궤도에 본격 진입한다. 이전까지 일본산 하이브리드 자동차만 봐왔던 국내 운전자들이 이를 계기로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전망된다.

◆ 그린카, 왜 이슈인가
지난 5월 오바마 미국 정부는 새로운 자동차 연비와 배기가스 규제안을 발표했다. 규제안에 따르면 각 업체의 승용차 평균 연비는 오는 2016년까지 ℓ당 16㎞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배기가스 배출량은 지금보다 3분의 1 가량 줄이도록 했다.

자동차 제작사들은 향후 이 같은 수준을 만족시키지 않으면 미국에서 자동차를 판매할 수 없다. 업계 최대 현안은 결국 연비 개선 문제와 직결된 셈이다. 더 나아가 내년 9월부터는 국내에서도 배기가스 배출기준이 유로-5(유럽 기준) 수준으로 한층 강화된다.

단순히 제도적 규제나 환경적 차원만으로 친환경차 개발이 불가피한 것은 아니다. 앞으로 친환경차 개발에 소홀히 하면 수출 규제뿐만 아니라 글로벌 업체 간의 기술 경쟁에서도 도태될 수밖에 없다.

유수 자동차 회사들은 이미 친환경차 기술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클린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도요타가 전체 하이브리드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경쟁사들은 틈새시장을 노리는 전략을 꾀하고 있다.

◆그린카, 선택 아니라 필수
엔진과 전기모터로 구동하는 하이브리드차의 가장 초기 모델은 가솔린 하이브리드차다. 도요타의 프리우스나 닛산의 인사이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일본은 디젤 기술이 유럽 국가들보다 뒤쳐져 있어 초기부터 가솔린 하이브리드차 개발에 집중해왔다.

도요타는 내년에 현재 판매 중인 3세대 프리우스의 신형 모델을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2012년부터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가정용 전원으로 충전할 수 있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를 양산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도요타는 3세대 프리우스를 내년 80개국에서 30만대 이상 판매할 계획이며, 신형 프리우스를 추가 투입해 연간 하이브리드 100만대 판매를 목표로 잡았다. 혼다는 내년 가을 소형 피트와 스포츠카 CR-Z의 하이브리드차를 양산한다고 발표했다.

특히 글로벌 브랜드들은 연료전지차보다는 상대적으로 전기차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가장 먼저 미쓰비시는 이달 아이미브(i-MiEV)를 양산하고, 내년 GM은 시보레 볼트 전기차 판매에 들어간다.



닛산은 내년 일본에서 먼저 전기차를 출시하고, 2012년 미국 판매도 하는 등 도요타와 혼다에 빼앗긴 하이브리드 시장을 전기차로 대신한다고 밝혔다. 르노도 2011년 전기차를 양산한다고 발표했다.

다임러의 경우는 미국 전기차 개발전문업체인 테슬라모터스와 손잡고 전기차 양산 작업에 한창이다. 르노삼성차도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기술을 적용한 준중형급 전기차를 2011년 10월에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

디젤 엔진 기술이 일본이나 미국보다 월등히 앞서 있는 유럽 국가들의 경우는 하이브리드차보단 클린 디젤차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폭스바겐, 푸조 등 유럽 메이커는 앞으로 양산되는 차에 연료 효율성을 30% 개선시킨 클린 디젤을 장착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km당 140g 이하로 떨어뜨리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이밖에 집에서 충전한 전기 힘에 의해 주행이 가능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수소와 산소가 반응하면서 생기는 전기에너지를 활용한 수소연료전지차(FCEV), 전기의 힘으로만 구동하는 전기차 등이 하이브리드차가 진화한 그린카의 대표적인 모델이다.

아직 양산 수준에 이른 것은 가솔린 하이브리드차 밖엔 없지만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나 수소연료전지차도 조속히 양산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분야는 현대·기아차가 최근 해외에서 시범 주행을 하는 등 양산체제를 갖추기 위해 발 빠른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토대로 현대·기아차는 2012년 모하비와 투싼 수소연료전지차를 상용화할 계획이며,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를 2013년까지 개발을 완료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하이브리드차와 클린디젤의 싸움으로 진행되다가 장기적으로는 연료전지차와 전기차가 확대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국내 전략, 선제보다는 편승이 바람직
이제 국산 친환경차 시대가 열렸다. 현대·기아차는 이달부터 국산차 최초로 아반떼 및 포르테 LPI 하이브리드차 2종을 잇따라 출시하고 국내에 친환경차 시대 개막을 알린다.

액화석유가스(LPG)와 전기모터의 힘으로 움직이는 LPI 하이브리드차는 현대·기아차가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가솔린 하이브리드차를 초기 시장에 진입시킨 도요타도 LPI 하이브리드차는 아직 판매하지 않고 있다.

지난 2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LPI 하이브리드카 설명회에서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는 기존 확보한 LPG 기술력에 대해 자신이 있었고, 또 LPG가 국내에서 가격 경쟁력이 가솔린에 비해 월등히 높았던 점이 선택의 중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대·기아차는 내년에 로체와 쏘나타 등 중형차에 가솔린 하이브리드 모델을 적용, 향후 친환경차 싸움에서 지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제 그린카 개발은 선택 아닌 필수가 됐다. 앞으로 세계 주요 업체들의 친환경차 판매 경쟁은 더욱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예측된다.

이와 관련, 김기찬 한국자동차산업학회장은 "우리 기업은 엄청난 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친환경차 전쟁'에서 세계 표준화 기술을 예상하고 준비해야 한다"며 "우리의 그린카 전략은 선제 전략보다 동승 또는 편승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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