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다른 열정이 저를 이끌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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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다른 열정이 저를 이끌고 있죠"
  • 최천욱 hillstate@gyotongn.com
  • 승인 2009.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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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자격증 4개 보유…검사소장이 꿈

기아자동차 지정공장 (주)현대공업사 박은정 주임 검사원

용접, 정비, 건축, 조선 등 남성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분야에 여성들의 도전이 높아지고 있다. 그녀들의 도전은 ‘불황’도 비켜갈 정도로 당당하다.

여성부는 '2009년도 여성 교육훈련 및 취업 지원사업'에서 자동차검사원 직종을 여성 미진출 분야에 포함시켜 중·장년층 전문과정으로 선정해, 고임금 숙련직종으로의 여성 진출 확대에 힘쓰고 있다.

이처럼 자동차 안전과 환경검사를 주로하는 자동차검사원은 전문직을 원하는 여성에게는 무주공산.

지난 7일 경기도 구리시 인창동에 위치한 현대공업사에서 만난 박은정(사진. 39) 주임은 “남자들과는 다른 열정으로 일을 한다”며 ‘금녀의 벽’을 깨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박 주임은 90년대 초반 자동차관리전문회사를 시작으로 기아자동차 지정정비센터 오토큐 등에서 근무하면서 정비분야와 인연을 맺게됐다고 말했다.

“검사원을 하기 전 일하던 회사에서 차량접수 및 관리, 견적서 작성, 정비사들에게 작업지시서 전달 등의 행정업무를 보면서 여성전용 정비업체와 검사소를 운영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됐죠.”

회사를 퇴직한 후 2003년 서울종합직업전문학교 차량정비과에 입학해 자동차 사정사, 정비 기능사, 검사 기능사 자격증 3개를 취득하면서 그의 야무진 꿈을 이루기 위한 단계적인 계획이 시작됐다.

2004년 10월에 현재 일하는 곳에 입사해 그는 욕심(?)을 내 현대기아차 협력업체 직원들을 위한 산학협력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는 신성대학(야간)에 진학했다. 주경야독이 시작된 것이다.

박 주임은 “산업기사 자격증 취득은 쉽지가 않았고, 이론과 실기에서 몇 번의 고배를 마신 것이 오히려 자극됐다”며 “야간에 수업을 듣고 온라인 교육도 받으면서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한번 해보자’는 마음가짐과 뚜렷한 목표의식이 밑거름이 돼 자격증을 손에 넣었다”고 샐러던트로서의 고충을 털어 놓았다.

남성들만 가득한 영역에 여성 검사원의 존재는 현장 분위기뿐 아니라 고객들을 확보하는데 있어서 잔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여성이 자동차 검사를 하느냐고 하시면서 다소 의아해 하던 분들도 계셨죠. 고객응대에 있어 차분하고 꼼꼼하게 검사항목을 설명해 드리고 정기적인 DM발송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다시 찾아 오시고 소개마케팅으로 이어졌죠.”

여성의 눈에 비친 정비업계 발전방향에 대해 박 주임은 정비인의 변화에 목소리를 높였다.

“고급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것에 비해 고객에 대한 서비스는 다소 부족하다고 생각됩니다. 예를 들어 차를 수리하러 온 손님에게 단지 수리만 해드리는 것이 아니라, 간단하게 점검할 수 있는 부분들을 체크해 주면서 차주들이 정비인들에게 가지고 있는 인식을 전환하도록 노력 해야죠.”

자동차검사원을 희망하는 여성들에게 그는 열정과 의지를 강조했다.

“남성과 함께하는 직업이라 동료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죠. 자신이 없다고 해서 낙담할 필요는 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男과 다른 의지와 열정을 지니고 있다면 여성 특유의 꼼꼼함과 섬세함이 가미돼 전문직으로 상당히 매력적이고 보수도 괜찮죠(웃음).”

5년간 혼자서 정기검사를 해오던 박 주임은 지난달 환경검사장이 새롭게 설치되면서 2명의 인력이 충원돼 3명이 한 조로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현장에서 남자직원들과 당당히 어깨를 견주며 일하는 당찬 모습이 카메라 렌즈 속으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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