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자동차 정비, 한국형 교육 모델 정립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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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자동차 정비, 한국형 교육 모델 정립해야
  • 최천욱 hillstate@gyotongn.com
  • 승인 2010.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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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수가 등 현안 문제 해결… ‘정체’ 넘어 ‘진일보’로
공동 교육을 통해 양 업계 ‘경쟁력 향상’ 시킬 계기 마련


자동차 정비업의 미래에 대해 업체를 경영하고 있는 대표자들과 종사원들은 “한국에서 자동차 정비업의 미래는 없다”고 한결같이 지적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업체를 운영하다보니, 경영상태가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대안책으로 종사원의 구조조정, 사업포기 및 폐업, 업종전환, 특별한 대책없음 등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이 업계의 현 주소이다.

조합 한 관계자는 구조조정에 대해 “이미 최대한 진행이 됐고, 더 이상 진행을 할 경우 사업체 유지의 한계점에 도달하게 된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만난 광진구 자양동 E 공업사 사장은 “현재 일을 하고 있는 것보다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점이 일의 의욕을 떨어뜨린다”는 한숨 썩인 말은 업계 현실을 냉정하게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K 공업사 정비사 최 모씨(38세)역시 “비전이 없다보니 이 일을 그만둘까 생각한다”며 낙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 정비시장 침체 이유

현재 자동차 정비업체의 수익구조는 단순히 공임뿐 이다. 전 세계적으로 공임만을 수수하는 유일한 국가는 우리나라 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미국, 일본, 유럽 등의 국가는 자동차 정비업에 부품마진을 인정하고 일정비율의 부품 마진을 공식적으로 지급하고 있다. 이런 점들이 정비업을 운영하는데 일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업계는 분석했다.

지난 1999년 12월 31일 자동차관리법시행규칙으로 ‘부품 및 재료 등은 실구입가에 의한다’는 법을 제정해 정비업체의 부품유통마진을 근원적으로 차단, 현재까지 정비업체는 오로지 공임만을 청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2007년 6월 개정법에 의해 이 내용이 삭제 됐지만, 관행화된 제도가 현재도 계속 이어지고 있어 바뀌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이와 함께 지난 1995년 이전부터 손해보험사와 정비업계간의 분쟁이 현재 진행형으로 계속되고 있는 점도 지적됐다.

일례로 보험정비수가 문제이다. 정비사업자와 보험사간의 분쟁을 막고자 정부가 지난 2005년 한 차례 용역결과를 공표하고 난 후,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당시 용역 최고금액인 2만7847원을 적용하기로 약속을 했지만, 5년 이상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다.

이와 관련 정비업계의 강력한 요구에 정부가 지난해 용역기관에 용역을 주고 결과를 도출했으나, 계속해서 발표를 지연하고 있어, 이에 업계는 대규모 집회를 열고 있는 중이다.

◆ 선진 교육 시스템 형태

결국 업계 화두로 지리한 공방전(?)을 펼치고 있는 보험정비수가 문제는 물론 정비업계 종사자들이 어깨를 쫙 펴고 차량을 정비하는 한편 보험사들도 업그레이드 되기 위한 방법은 선진(미국, 일본, 스페인 등)교육 시스템을 조속히 도입, 정착시켜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미국의 자동차 기술전문 교육 공인 기관인 아이카(I-CAR) 교육단체<사진>는 수리 및 정비기술에 대한 원칙과 표준을 제공해주는 기관이다. 이곳에서는 신기술 전수를 비롯해 다양한 정비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운영 체계를 보면 미국의 모든 보험회사와 자동차 딜러 그리고 정비공장에서 교육을 이수하고 있고, 일년 내내 수시로 40개 교육과목으로 운용된다. 교육과정은 판금, 도장, 엔진, 견적 등 4개 과정이다.

가장 낮은 Blue 등급에서Sliver→Gold→Platinum→Diamond 5단계로 교육 등급을 두고 단계별 교육을 실시해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있으며, 자격증 유효기간을 1년으로 두고 매년 갱신을 필요로 한다.

아울러 제품생산업체의 해당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강사 POOL제를 도입해 지원자 강의를 중심으로 보험, 정비 소비자에 대한 중립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정비업계와 보험사가 동일한 교재와 내용으로 교육을 받다보니, 양업계의 분쟁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스페인의 세시맵(Cesvimap)연구 센터의 경우 손상자동차 복원수리 및 자동차 기술연구, 보험사 손해사정사와 정비공장 기술자 등을 대상으로 한 연수 등을 통해 차량보험 수리비 경감화를 목적으로 지난 2004년 설립됐다.

이를 통해 실질적으로 정비공장, 플라스틱 수리공장, 부품재활용센터 설립 및 운영 등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재활용부품 시스템이 가장 발달돼 있는 스페인에서는 폐차가 입고되면 부품별로 상품화 한다.

재활용을 통해 환경보호뿐 아니라 자원절약, 에너지 손실방지, 부품단가 인하 등을 가져 온다는 점이 스페인 정비업계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일본은 수시 교육을 통해 강도 있는 정신교육으로 정비작업 시 오류를 1%까지 줄이고 있으며, 유럽의 경우는 3단계의 강도 높은 정신교육을 기본으로 단계별 신기술 교육을 실시해 교육시행에 대한 자부심이 상당히 강한 편이라고 조합 한 관계자는 전했다.

◆ 교육효과

우리나라 정비사는 자격증을 취득하면 이론 및 실기 등을 포함한 교육은 평생 동반자로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반면 선진국은 새로운 정신교육과 정비기술 등을 현장을 통해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교육으로 인해 얻는 효과로는 ▲ 자동차 정비 표준화를 통한 정비․보험사간의 상호분쟁 예방 및 신뢰구축 ▲ 정비업체에서의 부품의 보수, 수리비 절감, 자원 재활용 등으로 보험사 손해율 감소 ▲ 보험료 인하효과에 따른 물가 안정화 ▲ 자원의 복원 및 재활용을 통한 국가 자원 낭비 예방 ▲ 지구 온난화 방지로 인한 환경보호 기여 등을 꼽을 수 있다.

이와 같이 교육은 단지 한 업계에게만 이익을 가져다 주고 한 업계는 손실을 보는 현재 정비업계 상황을 잘 나타내고 있는 'Win-Lose' 구조가 아닌 양업계 모두 'Win-Win' 구조로 전환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업계에서는 지배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선진형 교육시스템의 도입을 통해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교육 체계를 조속히 갖추는 것이야말로 정비업계뿐 아니라 보험업계에도 경쟁력 향상을 가져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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