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버스'를 움직인 20대 여성의 양심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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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버스'를 움직인 20대 여성의 양심고백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9.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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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월요일 오후 7시가 넘은 시간. 20대 중반의 여성이 평택시 평택동에 위치한 평택고속버스터미널에 찾아와 매표실 여직원에게 돈과 편지가 든 봉투를 건네고 이름을 밝히지 않은채 이곳을 떠났다.

봉투에는 1만원짜리 지폐 8장과 A4용지 절반 정도에 작은 글씨와 경어체로 적힌 글이 들어있었다.

편지에서 이 여성은 “(대학을) 졸업했음에도 학생할인을 받기위해 학생증을 제시했던 부분에 대해서 깊이 용서를 구합니다”라며, “3개월간 매일 버스를 탔다고 계산한 금액은 편도 7만6800원입니다. 서울(고속터미널)과 동양고속 터미널 측에 각각 8만원을 배상하고 싶습니다“고 썼다.

요금이 오르기전인 2007년 당시 서울-평택 구간 편도 고속버스 요금은 성인 3700원, 학생 2600원으로, 이 여성은 차액인 1200원과 자신이 탔다고 생각한 탑승일을 64일로 계산해 7만6800원을 산출한 것이다.

그녀는 “2007년 10월부터 12월까지 평택-서울을 출퇴근하면서 지하철로 통근할때도 있었지만 대부분 동양고속 버스를 이용하였습니다”라며 “그때는 대학을 졸업한지 얼마되지 않았고 3개월간 계약직으로 근무해야 했기에 차비에 부담이 돼서 학생이 아니었음에도 학생증을 제시하고 학생할인을 받아서 버스표를 구매했습니다”고 고백했다.

그녀는 이어 “그 당시에는 8월에 졸업을 헀고 아직 취업을 하지 못한 상태여서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고 생각했었다”고 밝힌뒤 “정직하게 살아야 하는데 많이 부족하고 연약한 인간이라...이렇게 뒤늦게 깨닫고 사과를 드립니다”라며 끝을 맺었다.

이 돈과 편지를 전해받은 이창영 동양고속 평택영업소장은 전례없던 일이라 이를 터미널 소유 및 운영업체인 동양고속의 본사 영업부에  처리를 요청했다.

이 소장은 “터미널 소장을 오래했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정직하게 살아야 한다고 함축된 뒷말에, 마음이 훈훈해졌다.”고 말했다. 본사 영업부 안일환 영업부장도 “연락이 닿는다면 더 많은 걸로 답하고 싶다.”고 아쉬워했다.

편지에서 신앙을 통해 이같이 죄를 깨닫게 됐다고 밝힌 이 여성은 편지에 쓴대로 서울고속터미널에도 열흘 후인 지난 16일 오후 7시30분경 같은 편지와 돈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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