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0원 하락하면 車매출액 4200억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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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0원 하락하면 車매출액 4200억 감소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4.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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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관련 보고서 내놔
▲ 평택항 현대기아차 수출 선적 모습.

현재 추정 손실액 1조6000억원 이를 것

달러당 환율이 1020원선을 위협하는 가운데,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국내 5개 완성차 업체 매출이 4200억원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원/달러 환율 전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완성차 업체 수출 가격경쟁력이 약화되며 국내 자동차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이 격화되면서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영향을 현지 판매단가 인상 등을 통해 상쇄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 보고서는 이 때문에 자동차 수출 금액 축소와 매출액 감소가 우려된다고 봤다.

보고서는 올해 1월 평균 1064.75원이던 환율이 5월(8일 기준) 들어 1021.5원까지 급락하면서 40원 이상 환율이 하락했다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상황이 연말까지 이어질 경우 1조6000억원에 이르는 자동차 매출이 사라지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해 국내 완성차 업체 전체 차량 수출 대수는 309만대. 전년(317만대)보다 2.7% 줄었지만 수출액은 486억5000만 달러로 오히려 전년(472억 달러) 대비 3.1% 증가했다. 해외시장에서 완성차 업체들이 제값받기 전략을 펼치면서 평균 수출가격이 5.7% 오른 게 주효한 것.

자동차 부품도 해외 공급확대 등으로 수출액이 5.7% 늘어나면서 사상 최초 무역수지 흑자 200억 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환율 환경이 악화되면서 완성차는 물론 부품산업까지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에 처했다.

환율 하락으로 매출액과 수익성이 악화될 경우 중장기적으로는 신차 및 미래 신기술에 대한 지속 투자가 어려워지게 된다. 덩달아 마케팅 비용까지 감소하게 되면 곧장 자동차 판매 실적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보고서는 올해 하반기 이후 엔저기조가 한층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원-달러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 자동차와 경쟁하는 한국 업체들이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업체가 엔저 장기화를 활용해 수출가격을 인하해 시장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나설 수도 있다. 그럴 경우 자동차산업은 물론 국내 산업 경쟁력이 크게 훼손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현재 일본 업체들은 이미 엔저를 바탕으로 미국 등 주요시장에서 주요 모델 가격을 인하하거나 인센티브를 확대하며 가격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이 100엔에 육박했던 지난해 닛산은 미국시장에서 판매하는 18개 모델 중 7개 모델 가격을 2.7~10.7% 인하했다. 토요타도 엔저가 본격화된 지난해 하반기 미국시장에서 모델 당 평균 2500달러에 이르는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등 가격 공세를 강화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닛산은 올해 4월까지 미국 지역에서 45만8900대를 팔아 지난해 동기(40만6128대) 대비 실적이 13% 늘었다. 토요타도 올해 72만657대를 판매해 지난해(70만5604대) 대비 2.1% 증가했다.

한편 원-달러 하락으로 이미 국내 수출 제조 기업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초 무역보험공사가 조사한 손익분기점 환율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각각 1050원과 1057원이었다. 1020원대로 하락한 현재 환율과 적지 않은 격차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자동차 부품업체를 포함한 중소 수출기업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 제품·기술 경쟁력으로 환율 변동 충격 자체 흡수 여력이 부족한 상황. 당장 채산성이 더욱 악화되고, 환위험 관리에 취약해 환율 급락에 따른 환 손실액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내년은 올해보다 더욱 상황이 악호될 전망. 원-달러 환율이 900원대로 하락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보고서는 내년 하반기 이후 미국 내 금리인상으로 환율 하락세가 가속화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900원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연방준비기금이 IT버블 붕괴 및 9·11 사태로 인한 경제적 충격에서 벗어나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상했던 2004년 하반기와 유사한 전개 양상을 보일 것이란 것. 당시에도 원-달러 환율이 100원 이상 급락했었다.

보고서는 원화 강세 기조가 장기화될 것에 대비해 기업이 원가절감 및 내부 효율성 강화에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 또한 안정적인 국내 경제 및 산업 전반 성장을 위해 환율 안정성 제고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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