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로드가 고속버스 업계 새 길 열어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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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가 고속버스 업계 새 길 열어줄 것”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4.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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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최고급 대형 버스 지난해부터 도입
▲ 동양고속은 지난해 5월 업계 최초로 기아차 실크로드 19대를 도입해 고속버스 노선에 투입했다. 회사는 올해 5월 추가로 5대를 도입한 데 이어, 오는 9월 9대를 들여온다.

성공 정착 가능성 커 … “시장 반응 주시”

고속버스 업계가 ‘비단길’을 열었다. 지난해부터 업계 상위 업체가 일제히 기아차 버스 ‘실크로드’를 도입했다.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침체된 시장을 되살릴 수 있는 새바람”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제법 크다.

실크로드는 지난 2008년 개발됐다. 기아차 버스 브랜드 ‘그랜버드’ 라인업 가운데 가장 고급 차종이다. 차체 길이가 12.5미터에 달한다. 국산 버스 가운데 가장 길다. 승차감과 편의성이 좋고, 주행안정성 및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처음에는 전세버스 업계에 주로 팔렸는데, 지난해 5월 동양고속이 고속버스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현재까지 동양고속(24대)과 중앙고속(4대), 금호고속(22대) 3개 업체에 50대가 보급됐다. 동양고속은 오는 9월 추가로 9대를 도입한다. 이밖에 천일고속이 도입을 고려하고 있고, 한일고속과 동부익스프레스는 검토한 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고속은 실크로드를 서울-천안 노선 등에 투입하고 있다. 중앙고속은 서울-진주 노선에 쓰고 있다. 금호고속은 주로 관광용 전세버스로 활용하고 있다. 또한 광주-인천공항 노선에도 투입한 상태다.

실크로드에 대한 평가는 좋다. 업체나 승객 모두 비교적 만족도가 높았다. 기존 버스와 달리 좌석 등이 개선돼 승차감이 좋아졌고, 환경도 쾌적해졌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승객 반응이 좋아지면서 탑승률도 높아졌다. 대학생 탑승객이 많은 천안 노선의 경우 고정 고객층이 형성될 정도라고 한다. 실크로드 도입 업체 모두 추가 도입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다.

고속버스 업계가 실크로드를 도입한 것은 침체된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다. 지난 2004년 KTX가 개통되고, 자가용 보급이 확대되면서 성장이 한계점에 이르렀다.

실제 KTX 개통 직전해인 2003년 4000만명이었던 승객이 2004년과 2005년에 각각 3900만명과 3800만명으로 줄었다. 이후 2012년(3800만명)까지 10년간 정체기를 겪고 있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실크로드 같은 버스를 도입해 고급화 전략에 나서야 다른 운송수단에 밀렸던 시장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며 “그런 의미에서 실크로드 도입은 업계 체질 변화 시작점으로써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업계는 운행 중인 전체 고속버스(2700여대) 가운데 실크로드가 50여대에 불과하지만, 한 해 300여대가 대폐차 되는 상황을 고려했을 때 간과할 수 없는 규모라고 봤다.

아울러 실크로드가 전체 버스 중 70%를 차지하는 우등고속을 어느 정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물론 부정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연비가 기존 버스보다 나쁘다며, 업계가 돈만 벌려고 친환경 정책에 역행했다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고급화 추세가 결국 요금 인상을 부추길 거라는 비판도 있었다.

기아차가 실크로드를 개발한 이유는 ‘버스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다. KTX와 같은 운송수단에 대등하게 맞설 수 있고, 한편으로 커지는 국민 체형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차별화된 버스가 필요했던 것. 이런 기아차 전략은 자연스럽게 고속버스 업계 요구와도 부합했다.

기아차는 “알려진 것과 달리 실크로드 연비가 기존 버스와 비교해 거의 차이를 보이지 않는 등 상품성이 떨어지지 않는 만큼 시장 수요는 꾸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속버스 업계가 실크로드를 도입하면서 기아차 판매 실적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이뤄졌다. 실크로드는 지난 2011년 207대가 팔렸지만, 이듬해인 2012년 154대로 하락했다. 그러다 고속버스로 도입되기 시작한 지난해 다시 200대를 넘기며 큰 폭 증가세를 보였다.

일단 기아차 내부적으로 “실크로드가 업계에 어느 정도 성공적으로 진출한 것 아니겠냐”며 조심스러운 평가를 내놨다. 그러면서  “향후 타 업체가 도입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지속적인 차량 개선에 나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야한다”며 “회사 차원 시장 요구 사항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정규호 기자 jkh@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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