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차 전성시대, 가짜 디젤유 판매까지 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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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차 전성시대, 가짜 디젤유 판매까지 극성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4.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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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관리원, 경기․충청지역 판매조직 적발

석유관리원, 경기․충청지역 판매조직 적발

등유와 혼합한 가짜 4억원어치 현장 압수

김태성(33․서울)씨는 올 초 경기도 한 주유소에서 디젤유를 주유한 후 곤란한 상황을 경험했다. 한참 잘 가던 차에 갑자기 소음이 심해지고 심한 떨림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김씨는 겁이나 차를 도로가에 세우고 한참을 기다린 후 다시 시동을 걸었다. 잠시 후 같은 증세가 다시 나타났다. 곧장 정비소를 찾았다. 한참을 살피던 정비사는 “차에 문제가 없으니 기름을 살펴보라”고 했다. 품질이 안 좋은 가짜 기름을 넣은 탓이었다.

김씨는 “유난히 기름이 쌌지만, 서울 밖이라 그런 거라고 생각해 별 의심을 하지는 않았다”며 “어떤 사람은 생각보다 좋다고 하던데, 모르고 당해보니 품질을 장담할 수 없는 가짜 기름을 쓰는 건 정말 위험한 일 같다”고 말했다.

최근 디젤차가 각광을 받자 가짜 디젤유를 만들어 파는 사기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관리원이 지난 7월 21일 용인동부경찰서와 함께 첨가 식별제가 제거된 등유를 윤활기유 및 디젤과 혼합하는 방식으로 가짜 디젤유를 제조해 유통시킨 조직을 적발했다. 이들 조직이 가짜 디젤유를 유통시킨 곳은 경기 및 충청지역 18개 주유소에 이른다.

적발 현장에서 4억원 상당 가짜 디젤유 24만 리터와 원료로 사용된 윤활기유 3만 리터, 가짜석유 제조를 위해 개조한 홈로리 차량 1대, 원료이동 및 보관에 사용된 26톤 탱크로리 1대가 압수됐다.

앞서 석유관리원은 불법유통이 의심되는 이상 징후 패턴을 보이는 대리점에 대한 정밀분석에 나섰다. 결과 주유소에 석유를 공급하는 대리점인 A에너지가 무더운 하절기임에도 불구하고 7월 1주에 유통시킨 등유 판매량이 동절기 등유 평균 판매량 대비 172.2%가 급증한 것을 포착했다.

즉각 일반차량으로 위장한 첨단 검사차량으로 가짜 디젤유 판매 사실을 확인했고, 잠복과 의심차량 추적 끝에 판매주유소 3곳을 추가로 찾아내 용인동부경찰서에 합동 단속을 벌였다.

경찰 조사 결과 제조 총책 배모(48)씨는 가짜 디젤유를 제조해 판매할 목적으로 안모(39)씨를 바지사장으로 내세워 A에너지를 비롯해 용인 소재 주유소 3곳을 임차했다. 이후 총 관리자부터 유통, 제조, 판매, 품질확인까지 역할을 분담해 조직을 구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B주유소에서 활성탄과 부직포 등을 가득 채워 개조한 이동판매차량에 등유를 싣고 심야시간대 A에너지로 옮겨 디젤유와 혼합하고, 윤활성을 높이기 위해 윤활기유까지 혼합하는 방식으로 치밀하게 가짜 디젤유를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가짜 디젤유를 제조 유통한 혐의로 배모(48)씨 등 3명을 구속하고, 안모(39)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석유관리원은 단속과정에서 입수한 자료 분석을 통해 배씨가 임차한 주유소 3곳뿐만 아니라 경기 및 충정지역 18개 주유소에도 가짜 디젤유를 유통시킨 정황을 포착하고 추가 적발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9월 석유유통시장 투명성 확보를 위해 정유사⋅수입사⋅대리점⋅주유소의 수급거래상황 보고주기를 월간에서 주간으로 단축했다. IT 기술을 접목한 전산 보고방식을 새롭게 도입해 기존 서면보고(팩스 및 우편), 전자보고(인터넷) 중 석유사업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보고방식을 다양화했다. 보고기관도 주유소협회 등 각 소속 협회에서 석유관리원으로 변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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