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체에 철만 쓴다 생각하면 큰 오산 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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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에 철만 쓴다 생각하면 큰 오산 이죠”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4.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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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그네슘∙플라스틱∙알루미늄 등 소재 다양해져
▲ 르노삼성 '뉴 SM7 노바'에 적용된 마그네슘 차체.

마그네슘∙플라스틱∙알루미늄 등 소재 다양해져

차량 경량화 통한 연비효율 극대화 노력 일환

철강재 위주였던 자동차 차체 소재가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알루미늄 소재가 주목받더니, 최근에는 플라스틱, 복합섬유, 마그네슘과 같은 비철금속 소재로 확산되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가 2일 세계 최초로 차체에 마그네슘 판재를 적용한 ‘뉴 SM7 노바’를 출시했다. 마그네슘 판재는 2012년부터 포스코와 공동 연구해 만든 소재. 실용금속 중 가장 가벼운데다 재료 강도가 중량 대비 우수하다.

뉴 SM7 노바에는 VIP뒷좌석 시트와 트렁크 경계부분에 적용됐다. 기존 철강 소재(3.6kg) 보다 2.2kg이 가볍다. 61%에 이르는 경량화를 달성했다.

진동 감쇠 능력과 방열 성능이 뛰어나고, 재활용이 손쉬운 것도 장점이다. 무엇보다 국내 유일 활용 가능 대규모 부존자원이라, 이점이 크다. 향후 적용 범위 확대 가능성도 밝은 편이란 게 업계 판단이다.

알루미늄은 비교적 오래전부터 철강 대체 소재로 자리매김했다. 가격이 비싸 부분적으로만 적용돼 오다, 최근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재규어는 이 분야 선도 브랜드. 8일 영국 런던에서 공개된 스포츠 세단 ‘XE’는 진보한 경량 알루미늄 차체를 지녔다. 덕분에 재규어 역대 세단 중 가장 가볍고, 단단하고, 공기역학적인 구조란 평가다.

동급 차종 유일하게 차체 75%를 경량 알루미늄으로 채웠다. 알루미늄 인텐시브 모노코크 차체를 적용해 뛰어난 강성 확보와 경량화에 성공했다. 연비는 높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줄여 효율성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아우디 ‘뉴 A8’과 벤츠 C클래스 등도 알루미늄 적용 범위를 늘리면서 철강 소재 대비 무게를 70~140kg 줄였다. 덕분에 연비가 10% 이상 개선됐다. 향후 알루미늄 소재 적용 비율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복합섬유도 최근 각광받는 소재. 7월 출시된 람보르기니 우라칸 LP 620-2는 카본 탄소 소재에 알루미늄 구조물을 결합시킨 하이브리드 섀시를 갖췄다. 이전 모델 대비 비틀림 강성이 45%나 향상됐다.

초경량 섀시 덕분에 공차중량이 1422kg에 불과하며, 우수한 강성 덕분에 경주용차 같은 정교한 핸들링이 가능하다.

가벼운 소재로는 플라스틱도 빼놓을 수 없다. 일부 경주용 스포츠카에 적용되다 최근 양산차로 확대되는 추세다. 고강도 초경량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은 알루미늄과 철강보다 30~50% 가볍다.

아직은 차체 전 부위에 적용되지 못해 일부에만 쓰이고 있다. 향후 기술 개발이 이뤄지면 확대될 가능성은 높다. 최근 출시된 ‘올 뉴 쏘렌토’에는 파노라마선루프에 적용됐다.

폭스바겐이 연초 선보였던 1리터로 111.1km를 주행하는 ‘XL1’은 최신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 소재 모노코크 차체다. 이를 통해 최고 수준 경량화(795kg)를 실현하며 탁월한 연비 향상을 이끌어냈다.

앞선 차들이 새로운 소재로 눈을 돌렸다면, 더욱 강하고 가벼워진 철강을 쓰는 정공법을 택한 경우도 늘고 있다. 대표적인 소재가 초고장력 강판.

벤츠 ‘더 뉴 GLA클래스’는 400kg에 이르는 바디 셀 가운데 73%가 고장력 또는 초고장력 강판으로 구성돼 있다.

초고장력 강판은 특히 현대∙기아차가 최근 출시하는 신차에 잇달아 대거 적용되면서 관심이 높아졌다. 지난해 말 신형 제네시스(51.5%)를 시작으로 LF쏘나타(51.0%), 올 뉴 카니발(52.0%), 올 뉴 쏘렌토(53%) 모두 차체 절반 이상에 적용했다.

급정거나 코너링 할 때 차체 비틀림을 막아줄 만큼 차체 강성이 강하다. 이런 이유로 안전과 승차감이 강조되는 고급차에 많이 적용된다.

완성차 업계가 차체 소재에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동차 경량화’ 때문. 최근 들어 전 세계적으로 배기가스 규제가 엄격해지면서 저마다 연비효율 개선 노력에 주력하고 있다.

차량에 각종 첨단 안전․편의사양이 대거 장착되면서 무게가 늘자, 상대적으로 차체 무게를 줄여 연비효율이 떨어지는 것을 막고 있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어느 차체 소재가 더 우수하다는 식 논쟁은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알루미늄은 철강보다 무게가 훨씬 덜 나가지만, 약간이라도 찌그러지면 수리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강화섬유 역시 일상생활에서 흠집이라도 나면 수리비용이 만만치 않을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분간 철을 대신한 차체 소재가 완성차 업계 기술력을 나타내는 지표로써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며 “철 소재를 완전히 대체하기까지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만큼, 현재는 보완재 성격이 더 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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