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대통령 지시로 최순실 청탁 들어줘
상태바
현대차, 대통령 지시로 최순실 청탁 들어줘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6.11.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차 “일부는 사실과 다르다” 해명
▲ [연합뉴스]20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이 최순실 의혹 관련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검찰 “최씨 지인 업체 납품 받아줬다”

최씨 광고회사에는 거액 일감 몰아줘

현대차 “일부는 사실과 다르다” 해명

[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청와대 압력으로 비선 실세로 국정농단을 야기한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의 부정한 청탁을 들어준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검찰 등에 따르면 최씨는 2013~2014년 무렵 딸 정유라(20)씨가 졸업한 초등학교 학부형인 KD코퍼레이션 대표 이모씨로부터 ‘해외 기업 또는 대기업에 납품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최씨는 곧바로 청와대에 연락했고, 2014년 박근혜 대통령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동석한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정 회장을 수행한 김모 부회장에게 “KD코퍼레이션이 효용성 높고 비용도 낮출 수 있는 좋은 기술을 갖고 있다니 현대차에서 채택해 달라”고 말했다.

기업 활동 전반에 불이익을 받지 않으려고 정 회장과 김 전 부회장은 이후 현대차 구매담당자에게 KD코퍼레이션과 납품계약을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현대차 실무진은 제품성능 테스트나 입찰 등 정상 절차를 생략하고 수의계약으로 KD코퍼레이션 제품을 납품받기로 결정했다.

검찰은 KD코퍼레이션이 현대차그룹 협력업체 리스트에 들어있지 않은 것은 물론 인지도나 기술력도 검증되지 않았는데도 2015년 2월부터 올해 9월까지 10억5990만원어치 원동기용 흡착제를 납품했다고 밝혔다.

최씨는 대가로 이씨에게서 시가 1200만원 정도 하는 명품 가방과 현금 4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0월 최씨가 설립한 신생 광고기획사 플레이그라운드커뮤니케이션즈에 60억원이 넘는 규모 광고를 몰아줬다.

이 과정에도 안 전 수석이 개입됐는데, 안 전 수석은 올해 2월 대통령으로부터 플레이그라운드 소개 자료를 현대차에 전달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현대차에 광고 수주를 요구했다.

현대차는 올해 12월까지 그룹 계열 광고사와 3개 중소 광고사에만 광고 발주가 예정된 상태였지만, 이노션 대신 플레이그라운드를 끼워 넣는 식으로 청탁에 응했다.

검찰 발표에 대해 현대차는 대체로 조사 결과를 인정하면서도 몇 가지는 사실과 다른 점이 있다고 해명했다. 최순실 씨 지인이 운영하는 업체 생산 제품은 평가 결과 기존 수입품 대비 비용절감 효과가 있었고, 광고료 지급 또한 알려진 금액 보다 적다고 주장한 것이다.

관련해 현대차 관계자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정 회장의 대통령 면담 훨씬 전에 안 전 수석이 고위 임원에게 전화로 검토를 요청했고, 이후 제품 테스트 등을 거쳐 지난해 하반기부터 납품을 받았다”며 “광고업체 선정 또한 경쟁 입찰을 통했고, 금액 62억 원 중 대부분은 언론사에 지급된 광고료이고 플레이그라운드에 실제 돌아간 돈은 수수료 등 13억 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