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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성장 이대로 괜찮나(下)
이승한 기자  |  nyus449@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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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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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전 시설 놓고 소비자 불만 늘어
- “접근성 떨어지고 고장 잦다” 지적
- 운영기관 제각각이라 관리 어려워
- “컨트롤타워 중심 통합 운영 필요”

   
▲ [자료사진]

앞서가는 전기차 … 인프라는 더딘 걸음

[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전수창(36·서울)씨는 지난해 국산 전기승용차(이하 전기차)를 구입했다. 제주도 가족 여행 때 렌터카로 탔던 전기차에 매료돼 곧장 도심에서 활용할 목적으로 선택하게 됐다. 전씨는 기대와 달리 반년도 되지 않아 차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충전기 찾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아세요? 몇 번 갔던 곳이야 좀 익숙해졌다 쳐도, 잘 모르는 곳에서 충전기를 찾는 건 정말 어렵고 힘들더군요. 그나마 간신히 찾은 충전기도 고장 나 있는 게 많아 스트레스가 상당했습니다. 요샌 거의 세워두고 몰지를 않습니다.”

연간 전기차 보급 규모가 지난 2011년에 비해 60배 가까이 성장했고, 차량 등록대수 또한 3만대에 육박할 만큼 전기차 전성기가 성큼 다가왔지만, 관련 인프라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해 구입 소비자들이 애를 먹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구입 소비자가 불만스러워 하는 것으로는 무엇보다 충분하지 못한 충전 시설이 꼽힌다. 전국적으로 마련된 공용 급속충전기는 지난해 말 기준 2200여기 수준이다. 환경부는 올해 말까지 이를 3600기 이상으로 늘리고, 오는 2022년까지 1만대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해마다 전년 대비 2배 이상씩 늘려나가는 중’이라고 했지만, 전기차 이용자들은 여전히 부족함을 느낀다고 입을 모은다.

환경부 홈페이지 등을 통해 충전기 위치 정보를 파악해도 막상 도로를 오가며 찾기가 쉽지 않다는 이들이 제법 많다. 어렵게 찾았는데 고장이 나 있거나, 충전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낭패 봤다는 사례도 있었다. “충전기는 주로 사람 발길 뜸한 곳에 있는 것 같다”는 우스갯소리가 전기차 차주들 사이에서 많이 나왔다. 현재 공용 급속충전기는 주로 공공시설이나 주차장, 휴게소 또는 상업시설 등을 중심으로 들어서 있다. 조금만 걸어도 쉽게 눈에 띄는 내연기관 주유소와 차이를 보인다. 서울시가 편의점이나 커피숍 또는 식당이 충전 시설을 갖출 경우 비용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부지 문제 등을 고려할 때 활성화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문인주(42·서울)씨는 “일요일에 충전기가 있는 대형마트를 찾았는데 넓은 주차장 구석에 충전 공간이 마련돼 있어 찾기까지 몇 번이나 같은 자리를 멤 돌았는지 모른다”며 “찾은 시설조차 다른 일반 차량 출입을 막으려고 마트 측이 차단 줄을 쳐놔 직원을 호출해 간신히 충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민(28·서울)씨는 “충전기를 작동시키려고 모니터를 확인하려해도 LCD 화면이 밝은 대낮에 잘 보이지 않았고, 터치스크린은 제대로 작동하지도 않았다”며 “한창을 작동시키려 노력하다 고장이 난 사실을 뒤늦게 알고는 황당해한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 상당수도 정부가 의욕을 갖고 전국적으로 충전 인프라 확충에 힘을 쏟고는 있지만, 전기차 수요를 따라갈 만큼 수준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는 충전기 1기당 차량 대수(10.9대)가 주유소 1곳당 휘발유나 경유 차량 대수(1514대)보다 낫다고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며 “주유소는 비교적 전국 곳곳에 분포해 접근성이 좋은 반면 충전 시설은 특정 장소에 있어 찾아가는 게 쉽지 않아 이런 수치가 단순 숫자 놀음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더욱 문제는 들어선 충전 시설마저 관리가 잘 안 되는 것 같다는 사용자 불만이 제법 많은 점이다. 확충 계획만 있지 관리에 대해서는 원론적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충전 시설 운영주체가 너무 많은데다, 이를 관리·감독하는 컨트롤타워가 부족한 것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현재 공용 급속충전기는 환경부를 비롯해 서울과 제주 등 지자체, 한국전력과 포스코ICT 등 대기업, 현대차와 기아차와 같은 완성차 업체, 지엔텔과 대영채비 등 전문 업체, 인천국제공항 등 기타 주요 기관 등이 각각 운영하고 있다. 숫자만 20곳에 이른다. 보급 관련 정책 등도 정부 내에서 환경부와 산업부로 이원화돼 있다. 이렇다보니 충전 시설이 어디에 몇 대가 들어서 있고, 이를 누가 관리하는 지 혼란스러운 경우가 많다는 게 현장에서 나오는 목소리다. 정부가 공용과 민간을 망라해 일괄 관리하고 있는 일본과 차이를 보인다.

전기차 업계는 모처럼 소비자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열악한 충전 인프라가 이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우려했다. 그러면서 “숫자 늘려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접근성 좋은 입지 선정에도 관심을 쏟아야 하고, 이에 더해 충전시설에 대한 지속적이면서 실질적인 관리와 정비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규제 한국전기차협회 상임이사는 지난해 말 열린 전기차 관련 포럼에서 “정부 주관으로 우리나라 현실에 맞춰 충전 인프라망을 통합 운영할 수 있는 종합 컨트롤타워를 육성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공공기관·지자체·민간이 각각 설치한 충전 시설을 국민 모두가 쉽게 사용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현재 상황을 개선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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