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I.D. R 파이크스 피크 레이싱카’로 신기술 개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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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I.D. R 파이크스 피크 레이싱카’로 신기술 개척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8.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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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다른 에어로 다이내믹 기술 적용
 

[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폭스바겐이 브랜드 최초 순수 전기 레이싱카 ‘I.D. R 파이크스 피크(I.D. R Pikes Peak)’ 개발을 통해 새로운 차원 에어로 다이내믹 기술을 구현했다.

‘구름위의 레이싱’이라고 불리는 ‘파이크스 피크 힐 클라임’ 대회는 일반 레이스카 개발과는 다른 가혹한 환경에서 최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특별한 기술이 요구되는 대회다. 가혹한 산악지대를 계속 올라야 하는 극한의 레이스를 버틸 수 있도록 대회 기술 규정들 역시 상대적으로 덜 까다롭게 적용된다. 덕분에 폭스바겐 엔지니어들은 차체 설계 및 리어윙 디자인 등에서 과감하고 자유로운 기술적 시도를 할 수 있었다.

폭스바겐 모터스포츠 기술 담당자이자 I.D. R 파이크스 피크 개발을 담당한 프로젝트 매니저 프랑소와 사비에 드메종(François-Xavier Demaison)은 “파이크스 피크 힐 클라임 레이스 출발점은 해발 2900m에 자리하고 있으며 결승선은 해발 4300m에 위치하고 있다”며 “산악지대 특성상 기압이 매우 낮기 때문에 평지에 위치한 레이싱 트랙과는 공기역학적인 조건들이 다르다”고 말했다.

정상까지 19.99km에 달하는 미국 콜로라도 스프링스(Colorado Springs) 인근 파이크스 피크의 와인딩 업힐 코스 레이스에서 현재까지 기록된 최고 속도는 시속 240km이다. 드메종은 “I.D. R 파이크스 피크는 이보다 훨씬 더 높은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설계됐기 때문에 최고속도를 높이는 작업보다는 코너링 스피드를 구현하는데 집중했다”며 “차체 개발에 있어서도 최대한 다운포스를 만들어내는 동시에 에어로 다이내믹 드래그가 많이 발생하지 않도록 설계하는 것이 큰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전략 결과가 가장 두드러지는 곳이 바로 눈길을 사로잡는 거대한 리어 윙이다. 이번 프로젝트 기술 고문이자 오랜 F1 경험을 가진 윌리 램피(Willy Rampf)는 “파이크스 피크 고도가 워낙 높기 때문에 그곳 공기는 평균 35% 더 희박한데, 즉 평지 트랙과 비교해 35% 다운포스가 손실되고 엄청난 크기 리어 윙으로 손실된 다운포스를 메울 수 있는 것”이라며 “이렇게 만들어진 공기역학적 성능으로 정상에 오르는 동안 차 무게보다 더 많은 최대 다운포스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폭스바겐 모터스포츠는 윈드터널에서 파이크스 피크 레이서 1대 2 축적 모형을 이용해 다양한 변수를 실험했다. 그리고는 바이자흐(Weissach)에 위치한 포르쉐 개발 센터에서 실물 섀시에 마무리 작업을 진행했다. 드메종은 “그룹 내에서 여러 자원을 활용할 수 있었다는 점이 엄청난 장점이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레이싱을 위해 특별히 개발된 새로운 부품 가운데 다수는 3D 프린터를 활용해 짧은 시간 내에 만들어졌다. I.D. R 파이크스 피크 공기역학을 담당하는 폭스바겐 모터스포츠 CFD 엔지니어 에르베 드치프르(Hervé Dechipre ) 박사는 “2000개 부품을 3D 프린터로 제작했고, 덕분에 엄청나게 많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I.D. R 파이크스 피크 전기 엔진 역시 효율적인 냉각 시스템이 요구되지만 다량의 신선한 공기를 필요로 하는 내연기관 엔진에 비해 그 필요성이 매우 적다. 특히 총 500kw (680PS) 출력을 내는 2개 전기 엔진으로 공기를 넣어줄 흡입 시스템이 필요하지 않다. 이 같은 이유로 항상 공기역학적 관점에서 난제로 작용했던 차체 흡입구 크기를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한편으로 높은 고도에서 희박한 공기가 냉각효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해 이상적인 타협점을 찾기 위해 기술 파트너인 ANSYS가 제공한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가 사용됐다. 드메종은 “예를 들어 공기가 희박한 환경을 재현할 수 없는 윈드 터널에서 얻은 데이터만으로는 이를 계산할 수가 없었다”며 “냉각 시스템 수치를 결정짓는데 있어 시뮬레이션이 엄청난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개발 단계에서 얻은 결과는 종합적인 테스트를 거쳐 작은 디테일까지 최적화됐다. 미국 실제 경기 코스에서 첫 시운전은 5월 말로 계획돼 있다. 이후 드라이버 로매인 뒤마스(Romain Dumas)와 폭스바겐 모터스포츠 팀이 6월 24일 열리는 ‘2018 파이크스 피크 국제 힐 클라임(Pikes Peak International Hill Climb 2018)’을 위한 마지막 준비 단계를 시작한다. 목표는 전기 프로토타입 부문 현재 기록인 8분57.118초를 경신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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