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삐걱대는 철송, ‘녹색물류’ ‘안전운임’ ‘북방물류’ 암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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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삐걱대는 철송, ‘녹색물류’ ‘안전운임’ ‘북방물류’ 암초
  • 이재인 기자 koderi@gyotongn.com
  • 승인 2019.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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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신문 이재인 기자] 정부가 녹색물류전환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모달시프트와 남북철도를 시작으로 유라시아 대륙과 유럽을 잇는 북방물류 추진사업이 암초를 만났다.

경유 화물차로 처리되는 물동량을 철송으로 전환해 물류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을 저감하고, 에너지 사용량을 비롯해 도로 육송에 집중돼 있는 수송분담률의 분산과 함께 운송수단의 다양성을 확보한다는 정부 계획안이 기대 이하의 저조한 실적으로 기록되면서다.

지난 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후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철도물류로 처리된 물량은 3092만t으로 지난 30년간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으며, 10년 중장기 과제로 추진된 녹색물류전환사업 이래 철도 수송분담률은 4.7%로 사업 시행 이전 수준을 하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필요성이 제기된 지난 2007년 당시 73%에 달했던 경유 화물차의 수송분담률을 목표연도인 2020년까지 55%로 줄이는 반면, 해운(19%)·철도(8%) 활용 비중을 각각 25%, 20% 수준으로 상향 조정한다는 정부 기대치를 빗나간 것이다.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참담했다.

‘친환경’ 슬로건 아래 공적자금과 정부 지원정책이 본격화 된 5년 전부터 철도물류 활용 감소세는 지속됐고, 지난해까지 석탄과 유류의 철도 수송량은 각각 53%(428만t→202만t), 79%(89만t→19만t)가 줄었다.

뿐만 아니라 시멘트, 철광, 광석 등 원자재 품목의 수송량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송부문 온실가스 배출 증가율(2.24%)이 발전부문 증가율(2.92%) 뒤를 잇고 있고, 특히 물류 전 과정 중 수송부문의 에너지 사용 저감 및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해야 목표달성이 가능하다는 점을 정부가 강조하며 ‘도로-철로’의 연계수송을 매년 장려하고 있음에도 말이다.

코레일 측이 제시한 철도 수송의 급락 배경으로는 산업구조 고도화에 따른 석탄(2520만t→203만t) 원자재 수송량 감소와 함께 철도역간 인입선 등의 부실 인프라와 시설 개보수, 이용 활성화에 대한 투자 부재가 제시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내년 1월 예정된 화물차 안전운임제(前 표준운임제)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컨테이너와 시멘트 2개 품목에 한해 안전운임이 적용될 예정인데, 다품종 소량화 돼 가고 있는 수출입 물동량의 변화와 항공편을 활용한 국제특송 이용 증가세가 맞물리면서 국내 운송시장에서 차지하는 원자재 수송량이 전체적으로 줄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정부는 지난 7월3일 첫 회의를 시작으로 활동에 착수한 ‘안전운임위원회’를 통해 안전운임과 안전운송원가를 심의·의결하고, 이달 31일 공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현 정부가 남북철로 연결을 시작으로 적극 추진 중인 북방물류도 제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성과 대량수송에 따른 비용절감을 담보로 철송에 주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뿐만 아니라 유라시아 노선의 경쟁국인 중국(14%)과 러시아(45.5%)의 철도 수송분담률 보다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된데 따른 것이다.

해당 철도 노선을 통해 환적화물을 유치하고 수출입 관문인 공항·항만에서의 부가가치를 꾀해 동북아 물류 허브로 자리매김한다는 시나리오의 실행 가능성이 희박하다는데 힘이 실리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기종점을 ‘부산-유럽’으로 하는 철도물류가 진척이 없는 상황에서 국내 철송 경쟁력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달 들어 철도노조가 노사 간 임금교섭 결렬로 파업을 예고하면서다.

철도노조의 파업으로 정세는 더욱 악화되는 모양새다.

오는 11일부터 화물열차 운행률은 평시대비 36.8%로 조정되며, 긴급 물량으로 간주되는 수출입 및 산업 필수품 위주로 철도물류가 제한되는 비상수송대책 가동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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