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나노기술, 자동차에 흠집나면 스스로 복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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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나노기술, 자동차에 흠집나면 스스로 복구”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3.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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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 테크데이'…첨단 나노소재 기술 공개

자동차 소유주에게는 차량 표면이 긁혀 흠집이 나는 것도 적잖이 신경쓰이는 일이다. 차량 운행에는 전혀 지장이 없지만, 자차손으로 보험 처리를 하자니 보험료가 올라가는 것도 달갑지 않고, 그렇다고 그냥 두기도 찝찝하기 마련이다.

이 같은 손상을 차량 스스로 복구하는 기술을 포함해 마치 차량이 살아 있는 유기체처럼 작동하는 첨단 기술을 현대자동차그룹이 개발 중이다. 미세한 소재 단위에서 물질을 합성하고 배열을 제어해 새로운 특성을 지닌 소재를 만드는 나노 기술을 근간으로 한다.

현대차·기아는 최근 서울 명동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나노 테크데이 2023' 행사를 열고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 강화의 핵심이 될 나노 신기술을 선보였다.

 

◇나노캡슐로 부품마모 최소화 : 차량이 손상 부위를 반영구적으로 직접 치유하는 나노 코팅 기술이 그중 하나다.

자율주행과 전동화 기술이 날로 고도화하면서 중요 부품 손상이 불러올 위험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 자율주행 핵심 부품인 카메라와 라이다에 작은 상처가 발생해도 차량이 외부 환경을 인식하고 판단하는 데 지장이 생긴다. 대용량 모터를 단 전기차는 동력 부품의 내마모성과 내구성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현대차와 기아가 나노 소재를 활용해 개발한 '셀프 힐링(자가치유) 고분자 코팅'은 상온에서 별도 열원이나 회복 촉진제 없이도 2시간여 만에 상태를 정상으로 돌려놓을 수 있는 세계 최초 기술이다.

셀프 힐링 소재가 코팅된 부품에 상처가 발생하면 분열된 고분자가 화학 반응에 따라 본래 상태로 돌아가려는 성질을 활용했다.

종전에도 셀프 힐링 기술이 상용화된 적이 있지만, 회복 촉진제를 한번 사용하고 나면 반복 치유가 어려웠고 별도 가열장치 없이는 작동하지 않아 적용 범위가 전면부 그릴 등으로 한정적이었다.

현대차와 기아는 자율주행 핵심 부품인 카메라 렌즈와 라이다 센서 표면을 시작으로, 향후 차량의 도장면 등까지 다양한 부위에 셀프 힐링을 적용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 중이다.

나노 캡슐로 부품 마모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오일 캡슐 고분자 코팅'도 현대차와 기아가 나노 소재를 활용해 최초로 개발한 기술이다. 나노 캡슐이 포함된 고분자 코팅을 부품 표면에 도포하면 마찰이 일어났을 때 코팅층의 오일 캡슐이 터지고, 안에 있던 윤활유가 흘러나와 막을 형성하는 원리다.

기존 윤활제와 달리 부품 수명이 다할 때까지 장기간 안정적으로 윤활 기능을 발휘하고 비용이 적게 드는 데다, 다양한 부품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게 현대차·기아의 설명이다. 전기차 모터와 감속 기어에 나노 캡슐 윤활제를 활용하면 회전량 손실을 줄여 전비를 향상시킬 수도 있다.

 

◇전기차 배터리 의존도 낮춰 : 전동화 차량 경쟁력의 핵심인 주행가능 거리와 충전 시간도 나노 기술로 개선할 수 있다.

현대차·기아가 이날 공개한 '투명 태양전지'는 실리콘 태양전지보다 광전 효율이 30% 이상 높은 페로브스카이트 소재를 활용해 차량의 배터리 의존도를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기존에도 불투명 실리콘 태양전지를 지붕 부위에 한정적으로 적용한 차량이 있었지만, 투명 태양전지는 차량의 모든 글라스에 적용돼 발전량을 늘릴 수 있다는 게 현대차·기아 설명이다. 차량뿐 아니라 건물 창문으로까지 적용 범위를 넓혀 에너지 소비 절감에 기여할 수 있다고 한다.

자동차 소비전력을 줄이고 쾌적한 실내 환경을 만드는 데도 나노 기술이 활용된다.

이날 공개된 '압력 감응형 소재'는 별도 센서 없이도 소재에 가해지는 압력을 전기 신호 형태로 변환하는 기술이다. 차량의 발열시트 폼 내부에 적용돼 탑승자 체형 부위에만 열을 가하고, 필요 없는 부위의 발열을 억제해 전력 소모를 줄인다. 결과적으로 전기차 주행거리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현대차·기아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투명 복사냉각 필름'은 차량 유리에 부착돼 더운 날에도 별도 에너지 소비 없이 차량 내부 온도 상승을 줄이는 친환경 기술이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열을 차단할 뿐 아니라 외부로 열을 방출하는 기능도 있어 기존 기술보다 최대 7도가량 실내온도를 낮출 수 있다.

현대차·기아 기초소재연구센터장 홍승현 상무는 "오늘 공개된 나노 기반 기술들은 현대차그룹 소재 전문가들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인 결과"라며 "나노 소재 기술은 모빌리티 산업 변화를 선도할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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