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영등포역 무궁화호 사고는 레일 ‘부식 피로’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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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영등포역 무궁화호 사고는 레일 ‘부식 피로’ 탓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3.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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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위 발표…‘분기기’ 구조적 문제·점검 미흡 등 지적
코레일·국가철도공단에 시설 관리·점검 철저 등 8건 권고
영등포역 무궁화호 탈선사고 복구 현장.
영등포역 무궁화호 탈선사고 복구 현장.

지난해 11월 서울 영등포역 인근에서 경부일반선 무궁화호가 탈선한 원인은 열차를 다른 궤도로 옮기는 설비인 '분기기'의 레일 부위가 '부식 피로'로 인해 부러졌기 때문으로 조사됐다.

부식 피로는 금속이 습기 등으로 부식되는 환경에서 반복적인 응력(외부 압력에 저항하는 힘)을 받아 피로와 부식이 동시에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작년 11월 6일 오후 8시 52분께 용산발 익산행 무궁화호가 영등포역 진입 중에 궤도 이탈한 사고와 관련한 조사 결과를 지난 10일 발표했다.

이 사고로 열차 승객 275명 가운데 80명이 다쳤다. 또 열차와 시설이 파손되고 KTX와 새마을호, 서울 지하철 1호선 운행이 지연되거나 중단되며 총 21억8천만원(물적 4억8천만원·영업 17억원)의 손해가 발생했다.

9개월에 걸친 조사 결과, 사고는 분기기의 일부인 텅레일(tongue rail·분기점에서 길을 바꿀 수 있도록 하는 레일)에 부식피로가 쌓여 앞선 열차 운행 중 부러지면서 발생했다.

이 지점을 시속 67㎞로 달리던 열차가 지나가다 객차 5량과 발전차 1량이 기관차에서 분리돼 선로 왼쪽으로 이탈했다고 사조위는 밝혔다.

텅레일이 부러진 배경으로 사조위는 구조적 문제 등의 물적 요인과 정비 미흡을 비롯한 인적 요인을 모두 지적했다.

우선 사고 지점 분기기의 전체 길이(26m)가 권장 설계기준(38∼47m)에 비해 짧았고, 텅레일은 단면적이 일반 레일보다 작아 피로에 더욱 취약한 구조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조위는 분기기 앞뒤로 곡선 선로가 있어 불가피하게 짧은 설비를 설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사고구간은 열차가 일반철도 구간 중 가장 많은 하루 174번 통과하고, 하중이 큰 열차가 많이 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KTX와 새마을호 등 다양한 열차가 운행하면서 바퀴가 레일의 각각 다른 부위에 접촉해 레일 표면에 결함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발생 약 6개월 전부터 관리 주체인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점검에서 문제의 텅레일에 표면 결함이 여러 차례 발견됐으나, 레일 연마나 교체 등 정비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선 선로 관리 지침에는 레일 표면 결함에 대한 구체적 정비·관리 기준이 없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발생 6일 전에 이뤄진 분기기 정밀 점검에서도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조위는 비슷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련 기관인 코레일에 5건, 국가철도공단에 3건 등 총 8건의 안전 권고를 내렸다.

코레일에는 분기기 점검에서 레일 표면 결함이 발견되는 경우 분석과 관리를 철저히 하고, 정비 방안을 수립해 시행하라고 주문했다.

또 일반 레일뿐 아니라 분기기에도 레일의 세부 결함을 초음파로 검측하는 '위상배열 탐상 장비' 등을 도입해 정밀 점검을 하고, 권장 기준보다 길이가 짧은 분기기는 적정 규격으로 교체하는 방안 등을 권고했다.

이번 사조위 조사 보고서 전문은 이날 오전 10시 사조위 홈페이지에 공개됐다. 국토부는 조사 보고서와 관련 수사 결과 등을 토대로 코레일에 과징금 부과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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