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일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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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일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 어떻게?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23.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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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고시’에서는 평일 규정 적용
귀경 피크 예상…혼잡·체증 극심할 듯

추석을 맞아 가족과 함께 고속버스편을 이용해 울산으로 귀성길에 나선 K씨가 낭패를 당한 것은 귀경길에 오른 10월 2일 정오 무렵이었다.

쌩쌩 달릴 것으로 믿었던 버스전용차로가 대전을 지나면서 정체되기 시작하더니, 버스는 급기야 운행을 멈췄다 가다를 반복한다.

오후 3시면 넉넉히 집에 도착할 것으로 생각했던 K씨 가족은 고속도로에서 꼼짝없이 갇히는 바람에 해질 무렵이 다 돼서야 비로소 귀가할 수 있었다.

K씨와 마찬가지로 고속버스에서 체증에 시달리던 승객들의 불평에 버스 운전자가 한마디 했다.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 고시가 그렇게 돼 있어 방법이 없다고 합니다.”

이는 가상의 이야기지만, 월말부터 시작되는 추석 명절 연휴기간 중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10월 2일이면 어쩔 수 없이 마주쳐야 하는 현실이다.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 시행 고시’에 따르면, 이번 10월 2일 임시공휴일은 ‘정부에서 수시 지정하는 공휴일’이기 때문에 고시에서 정하고 있는 공휴일의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 시행 구간과 시간이 아니라 평일 시행 구간과 시간의 적용을 받는다.

따라서 이날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는 추석연휴나 공휴일 기준 경부고속도로 신탄진IC~양재IC(134.1㎞구간)가 아닌, 평일 기준의 오산IC~양재IC(39.7㎞)에서 적용된다.

시행 시간도 추석연휴 기준 서울~부산 양 방향 오전 7시부터 다음 날 오전 1시까지(18시간)가 아닌, 평일 기준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14시간)가 적용된다.

이렇게 되면 10월 2일은 해당 구간 전용차로 운영 구간이 94.4㎞, 운영 시간도 4시간 줄어들어 극심한 교통체증과 혼잡이 예상된다.

버스전용차로가 시행 중인 또다른 구간인 영동고속도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같은 이유로 10월 2일(평일)에는 버스전용차로를 운영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추석기간 영동고속도로 인천~강릉 양 방향 신갈JCT~호법JCT(26.9㎞) 구간에 오전 7시부터 다음날 오전 1시까지 버스전용차로 운영으로 원활한 통행을 기대한 버스 이용승객들의 불만이 쏟아질 전망이다.

문제는 해당 버스전용차로 운영 구간과 시간이 단축되면 될수록 추석 명절을 맞아 고향을 찾은 후 귀경길에 오른 수도권 거주자들 가운데 다수의 고속도로 이용자들이 겪어야 하는 교통 불편과 교통사고 발생 가능성이다.

명절 연휴기간 버스전용차로가 없는 고속도로에서의 혼잡과 체증은 이미 오래 전에 경험한 최악의 교통난이다.

이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만든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 시행 고시’가 이번 추석 명절에는 역으로 고속도로 이용객들을 최악의 교통상황에 내몰게 될지도 모른다.

이에 버스업계는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정부 요로에 건의하고 있다. 추석 연휴 기간 중에는 시간과 구간 등을 일관되게 적용하는 고속도로 전용차로제를 운영함으로써 이용자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회에 고시 자체를 개정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조규석 한국운수연구원 부원장은 “이번 같은 상황을 예상하기 어려웠기에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조속한 시일 내 고시를 합리적으로 개정하는 것이 답”이라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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