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57주년 특집 1-교통부문 핵심이슈] 전기차 동향과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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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57주년 특집 1-교통부문 핵심이슈] 전기차 동향과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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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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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 생산·스마트 제조 시스템 구축 시급

 

미래차 전환 급속 진행...적정 투자 필요

플랫폼 통합 통한 부품 공용화율 높여야

자국 중심주의 대응·공급망 혁신도 절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00년대 초반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은 자동차 수요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SUV와 같은 새로운 차종을 만들어 내거나 중국, 인도와 같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등 전략을 수행했다. 그러나 저성장이 장기화 되면서 차량의 세그먼트 분화와 신규시장 개척 등의 기존 저성장 탈피 전략은 한계에 직면했다.

과거 산업의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기반이 되었던 중국, 인도 등의 신흥 시장은 현지 자동차업체들의 성장으로 이들 지역의 한정된 수요를 두고 서로 경쟁하는 관계가 되었다. 주요 자동차 생산국 정부는 빠르게 추격하는 신흥국 자동차업체들을 견제하기 위해 환경 및 안전규제를 강화했으며 최근에는 IRA와 같은 노골적인 자국 보호주의 정책을 수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 자동차업체들은 환경 및 안전 규제 강화 기조를 혁신의 기회로 삼아 기존의 자동차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각종 규제 대응을 위해 기존의 자동차와 전혀 다른 자동차를 개발하여 새로운 산업생태계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신기술 혁신에 따른 자동차산업의 변화는 연결성(Connected), 자율주행(Autonomous), 공유화(Shared & Service), 전동화(Electric)로 정리할 수 있다.

연결성은 클라우드 기술의 진화, 사물인터넷(IoT), 통신 속도의 향상을 통해 자동차와 외부가 연결되는 것을 의미한다. 자율주행은 운전자가 개입할 여지가 있는 부분적인 자율주행 수준인 2단계에서 운전자가 전혀 개입하지 않는 완전자율주행 수준인 5단계로 구분되며 주요 완성차업체들은 2025년 5단계 수준까지 상용화할 계획이다.

공유화는 자동차를 소유에서 공유하는 가치관 변화를 배경으로 승차공유와 차량공유 관련 서비스가 확산되고 있다. 전동화는 기존 내연기관차의 배출가스 및 이산화탄소 배출에 대한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자동차의 동력원을 배터리나 수소연료 등으로 대체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부품산업도 기계 기반의 내연기관 관련 부품에서 전기동력 및 자율주행 관련 부품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 중에 있다. 배터리, 모터 등 전기차 관련 부품과 센서, SW 등 전장부품 산업 규모가 확대되고 있으며 이들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글로벌 대형 부품업체는 물론 독자 기술력을 기반으로 새롭게 자동차산업에 진입한 전자부품업체, 소프트웨어업체 등도 경쟁하고 있다.

보쉬, 콘티넨탈 등 기존 글로벌 부품업체들은 독자기술을 선행 개발해 미래자동차 관련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완성차업체 중심의 수직 생태계가 개방형 수평생태계로 재편이 예상되면서 관련 기술 보유 부품업체는 완성차업체와의 관계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IT, SW, 모빌리티 플랫폼 등 과거 자동차산업에서 변방이었던 업체들은 기술력 있는 부품업체 인수를 통해 연구개발에 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줄이면서 자동차산업의 중심으로 진입하고 있다.

전기동력화의 진전은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우선 기술적으로는 배터리의 발전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배터리 기술발전으로 충전시간, 일충전 주행거리 등이 증가하고 대규모 생산공장 건설로 공급이 늘어나면서 가격도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정책적 측면으로는 환경규제 강화와 함께 코로나19 이후 침체된 경제를 회복하려는 각국 정부들이 전동차 관련 인프라 구축과 보조금 등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시장측면에서는 파괴적 혁신기술을 보유하거나 전기차 관련 부분을 비즈니스 모델로 하고 있는 테슬라와 같은 신규업체들의 진입으로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

자율주행 시스템이 상용화될 경우 차량 내 전력사용량이 증가하고 부품 수 감소에 따른 공간 활용도가 높아진다는 점도 향후 전기동력화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수 있는 여건으로 작용된다.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자동차산업 회복과정에서 나타난 특징 중 하나는 전동차(BEV, PHEV, FCEV) 판매가 자동차 판매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자동차산업 양적 성장이 2015년 이후 정체된 상황에서 주요국 정부와 완성차업체들은 이를 극복할 성장 동력이 필요했으며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디지털 전환의 속도가 빨라진 가운데 친환경 트랜드 확산도 전동차 전환에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전기차(BEV)는 유럽과 중국이 2015년 이후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환경규제 강화 대응과 코로나19 이후 자동차 수요 회복을 견인하는 전기차 수요 충족을 위해 2021년에는 113개 브랜드의 346개 모델이 출시·판매되고 있다.

국가별로는 유럽, 미국 등 선진시장과 중국의 판매 비중이 높으며 상위 7개 국가 판매량이 글로벌 전기차 판매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전기차가 시장초기단계로 차량가격이 동급 내연기관차에 비해 고가이고, 충전소 등의 신규 인프라 구축, 환경보호에 대한 소비자 인식 등이 필요해 일부 국가 중심으로 보급되고 있다.

전동차 전환과 관련해서는 중국 자동차시장이 주도하고 있다. 중국은 2022년 전동차를 약 688만대를 판매해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20%를 상회했으며, 글로벌 전동차 판매의 65.5%를 차지했다. 이는 2020년 중국 정부가 ‘신에너지 절약 및 신에너지자동차 기술로드맵2.0’에서 제시한 2025년 목표를 이미 상회한 수치이며, 전동차에 대한 보조금 등의 지원이 대폭 줄어들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이루어진 것이라 주목할 만하다.

유럽시장에서 전동차 판매는 약 258만대로 중국과 함께 전동차 시장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유럽은 생활권역이 상대적으로 좁고 도시간의 거리가 멀지 않아 전기차 보급이 유리한 상황이며 EU의 강력한 환경규제로 인해 전기차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다.

우리 자동차 내수시장의 경우 2023년 상반기 전동차판매는 8만7550대로 9.8%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배 이상 성장한 수치이다. 수출은 2023년 상반기 22만957대를 기록하면서 완성차 수출에서 15.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업체별로는 전기차 수요가 많은 내수시장을 지닌 미국과 중국업체들의 판매실적이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2022년 131만대를 판매한 전기차 전문업체인 테슬라가 2019년 전동차 판매 1위로 부상한 이후 4년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테슬라는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 가동이 본격화되고 소형SUV 신규모델 투입 등으로 전년대비 2배 이상 생산이 증가하며 세계 1위 전동차 판매업체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BYD는 2020년 6위에서 2021년 4위를 거쳐 2022년 2위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배터리, 부품 등을 직접 생산하며 생산물량을 늘리고 있으며 중국 시장에서 벗어나 호주, 독일, 일본 등으로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상해기차는 중국 내수시장을 중심으로 전기차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상해GM우링의 초소형 전기차 홍광미니(연간 56.3만대)의 판매호조로 글로벌 3위 전기차 판매업체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2022년 57.4만대 판매로 4위를 차지했으며 전용플랫폼(MEB)를 활용한 3개 신규모델 투입과 산하 SKODA, SEAT 등 대중브랜드 및 포르쉐, 아우디 등 고급브랜드로 전방위 라인업 확대로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전용 플랫폼(E-GMP)를 활용하여 3개 BEV 신규모델을 출시하고 유럽 등에서 판매호조를 보였으며, 미국, 한국 등에서 판매가 증가하면서 37.4만대 판매 기록하며 7위를 기록했다.

안전 및 환경규제 강화가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전반에 혁신을 촉진하면서 전기동력화, 자율주행화, 네트워크화 등으로 미래차로의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 주요 자동차업체들은 패러다임 변화 대응을 위한 연구개발 및 설비투자 등으로 많은 자원을 투입하고 있으며 이러한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저비용 고수익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따라서 SUV 차종 확대와 세단 생산축소 등 제품구조 개선과 콘텐츠 부가 등 부가가치 확대를 통한 가격상승 전략을 수행하고 있다.

또 신차종 개발 시 플랫폼 통합을 통한 부품 공용화를 높여 조달 비용 절감과 저비용 생산국으로 생산거점을 이동하는 등 원가절감과 수익성 개선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기존 내연기관차는 환경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연비개선이 요구되고 있으나 현재 엔진기술로는 한계에 직면하고 있어 경량화나 하이브리드 기술이 중요한 경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인프라가 잘 구축되지 못한 개도국 시장은 상당 기간 내연기관차 중심으로 판매가 예상되며 환경규제로 하이브리드차가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되며 고효율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부품과 차체의 경량소재 기술이 주요한 경쟁 요인이 될 것이다.

전기차의 경우 시장 형성 초기에는 주로 배터리 성능 향상이 주도해 왔지만, 전기차 대중화 이후에는 연비 등 구동 시스템의 효율성, 주행성, 내구성, 제동성, 시스템의 부피 축소와 함께 내부공간 배치, 활용 등이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중국,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신차판매에서 전기차 비중이 20%를 넘어서면서 양산 능력이 중요 경쟁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또한 차량용 반도체, 배터리 소재, 구동모터 핵심소재인 희유금속의 수요가 증가하고 부품 공급망 불안정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부품을 조달하여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능력도 중요하다. 최근 가속화되고 있는 자동차 분야 자국 중심주의에 적극 대응하고, 공급망 혁신을 통해 안정성을 제고해야 한다. 전기차 부품에 필요한 핵심 원료 및 소재 등이 특정국에 편재되어 있는 공급 구조로 경우에 따라 공급망의 전략 자산화가 충분히 가능한 상황으로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례처럼 전환 과도기적 상황에서 급격하게 수요가 증가하면서 발생하는 그린 보틀넥(Green Bottleneck)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요구된다.

전기차 시장이 성장단계에 접어들면서 안정적인 공급능력 확보도 중요해졌다. 안정적인 공급능력 확보를 위해서는 부품 및 완성차 생산을 위한 신규 투자도 필요하다. 전기차 생산에 맞는 생산시스템의 구축을 통한 시장 선점이 시급하다. 내연기관차 위주의 생산에서 전기차를 부가적으로 생산하는 시스템은 전기차 생산물량이 증가하면서 더 이상 유지가 힘들고, 전기차만의 전용 생산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신규공장을 설립하든지 기존 공장을 전환하든지 전략적 판단을 통한 전기차에 맞는 새로운 생산시스템 구축이 필요하고, 비용 절약형 스마트 제조 시스템의 과감한 적용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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