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캠페인] 우회전 시 사고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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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캠페인] 우회전 시 사고 예방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24.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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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자동차 교통사고 가운데 교차로 등에서의 화물차 우회전 시 발생하는 교통사고가 유독 근자에 오면서 자주 언론에 등장한다.

지난해 10월 서울 노원구의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던 70대 여성이 우회전하던 화물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났다. 경찰 조사에서 화물차 운전자는 우회전에 앞서 일시정지를 했지만, 화물차 운전석의 시야 사각지대에서 사고가 났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지난해 6월에는 경기 부천에서 자전거 운전자가 우회전하던 화물차에 치여 숨졌다.

운전자는 경찰에 자전거를 못 봤다고 진술했는데, 화물차의 운전석이 높아 운전자가 옆차로의 자전거를 미처 보지 못해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또 5월에는 경기 안양에서도 자전거를 타고 가던 30대 남성이 우회전하던 대형 트럭에 치여 숨지는 등 비슷한 사고가 계속 발생했다.

특히 2021년 3월 인천의 한 스쿨존에서 화물차에 의해 초등학생이 희생되는 사고는 큰 후유증을 남기기도 했다.

 

반드시 일시정지 후 좌우 살피며 서행해야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모든 차는 우회전 시 전방의 신호등이 빨간불이면 일단정지를 준수해야 한다. 사진은 화물차가 교차로에서 우회전을 하고 있는 장면(출처:https://blog.naver.com/jimyounghee/222409418034).

화물차 차체 높아 우측 사각지대 존재

보조미러나 사각지대 방지장치 장착을

바로 뒤쪽 자동차, 경음기 사용 절제를

 

이처럼 빈발하는 화물차 우회전 교통사고와 관련해 도로교통공단이 시뮬레이션을 통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대형 화물차 우회전 사고가 유독 많은 이유는 승용차 보다 2배 이상 큰 사각지대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교통공단이 차량 종류별 전방 및 좌·우측 사각지대 거리(이하 사각지대)를 측정한 결과, 대형 화물차 우측 사각지대는 8.3m로, 일반 승용차(4.2m)의 약 2배, SUV(5m)의 약 1.7배, 소형 화물차(4m)의 약 2.1배 정도 길었다.

또 운전대가 좌축에 있는 국내 자동차 특성상, 모든 차종은 전방 및 좌축에 비해 우측 사각지대가 길었다. 특히 대형 화물차는 타 차종에 비해 그 차이가 현저하게 컸다. 대형 화물차 우측 사각지대가 길게 측정된 이유는 비교적 높은 운전석과 측면 창틀 높이 때문이다. 측면 창틀 높이는 우측 창문 아래쪽과 차체가 만나는 지점의 높이를 말한다.

최대적재량이 5톤 이상, 총중량 10톤 이상인 대형 화물차의 운전자 눈높이는 약 2.5m, 측면 창틀 밑부분 높이는 2m로 타 차종에 비해 훨씬 높다. 이로 인해 보행자가 화물차의 앞 또는 우측 옆 부분에 근접할 때, 운전자가 보조 미러를 확인하지 않거나 보조 미러로 확인되지 않은 사각지대에 보행자가 위치하면 이를 인식하지 못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전자의 우회전에 관한 최근 경기연구원의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운전자의 67.5%는 보행자가 없어 일시 정지를 위반하고 우회전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또 운전자들이 우회전 일시정지를 지키지 않는 사유로는 '빨리 가고 싶어서'(30.6%)보다 '정확한 통행방법을 몰라서'(32.4%)가 더 높게 나왔다.

변경된 우회전 통행방법에 대해 운전자의 40.3%는 '알고 있다'고 응답해 '모른다'는 응답 비율 6.8%보다 높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운전자 75.3%는 우회전 일시정지 중 뒤에서 오는 차량으로부터 보복성 행동(경적이나 전조등 위협)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의 조사와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화물차 운전자를 포함한 전체 운전자의 대부분이 우회전 때 어떤 안전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고, 특히 화물차의 경우 시야 사각지대가 승용차에 비해 월등히 넓어 옆 차로의 보행자나 자전거 등을 인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정확한 우회전 통행방법은 어떤 것일까.

2022년 개정된 도로교통법과 2023년에 개정된 새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시행에 따라 차량 운전자는 교차로에서 우회전할 때 전방의 신호등이 빨간불이면 일시정지 의무를 지켜야 한다.

경기연구원의 조사 결과를 보면, 변경된 우회전 통행방법에 대해 운전자의 40.3%는 '알고 있다'고 응답해 '모른다'는 응답 비율 6.8%보다 높았다.

하지만 경찰청 홍보물을 기준으로 법적으로 올바른 우회전 통행방법에 대한 테스트를 시행한 결과 우회전 방법의 세부 내용까지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 운전자는 400명 중 1명(0.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운전자가 잘못된 통행방법으로 우회전하다 보니 운전자 간 다툼 등 혼란만 발생하고 제도 개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연구원은 지적했다.

이에 연구원은 대안으로 고비용의 스마트 횡단보도 설치보다 우회전 전용신호등 설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 보행자를 위협하는 교통섬 삭제와 교차로 회전반경 축소, 도로 모퉁이 횡단보도 이설 등 교차로 구조 개선안을 제시했다.

보행횡단 사고 사망 비율이 승용차 대비 2.2배 높은 대형차량에 대해 시야 사각지대 방지 장치나 보조 미러 등의 장착을 의무화를 추진하고, 횡단보도 어린이 대기공간인 '세이티브 아일랜드'를 설치하는 방안 등을 제안했다.

우회전 시 교통사고의 또다른 요인으로 뒤에서 오는 자동차들의 보복성 행동이 꼽힌다. 교차로 등에서 화물차가 서행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며, 규정대로 우회전 직전 일시정지하는 것 역시 좋은 운전습관이나 이것이 뒤에서 오는 다른 자동차들에게는 지체 요인으로 인식되기 쉬워 ‘왜 안 가나’, ‘빨리 가라’는 신호로 클랙슨을 누르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러나 이같은 행위는 화물차가 정상적으로 서행하고, 일시정지하는 것을 방해해 화물차에 조급한 운전, 규정을 무시하는 운전을 부추기는 결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우회전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화물차 운전자의 준법 운행과 주의 운전이 필수적이지만, 이에 못지 않게 다른 운전자들 역시 법규를 준수하며 화물차의 안전운전에 협조하는 자세도 절실한 것으로 지적된다.

또한 승용차 등과는 다른 안전운전 요령이 필요하다.

최우선적으로 우회전에 앞서 화물차 옆차로의 상황을 반드시 확인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광각 백미러나 보조 미러, 사각지대 방지 장치 등을 장착해 안전 사각지대를 최소화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구체적인 운전 요령의 하나로, 우회전시 차체가 옆으로 미끄러져 나가는 것을 방지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다음의 세가지 요점을 살펴야 한다.

우회전에 앞서 속도를 낮춘다. 노면이 젖어 있는 등 미끄러운 상태일 때에는 건조한 때보다 더 속도를 낮춰야 한다.

회전 반경 이내에서는 절대로 급브레이크를 걸지 않아야 한다. 이 때 만약 브레이크를 걸면 옆으로 미끄러져 나가기 때문에 브레이크를 걸지 않고 주행할 때보다 휠씬 위험하다.

만일, 우회전 때 부득이 현저히 감속 운행하거나 정지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펌프질을 하는 식으로 브레이크를 재빨리 나눠 밟는 것이 제동 안전성을 높이고 차체의 미끄러짐을 방지할 수 있다. 우회전 때 서행운전은 기본.

한편, 장거리 화물차 운전 실무의 경험이 많은 운전자들은 도시 지역을 통과할 때는 미리 내비게이션이나 지도를 보고, 조금 우회하더라도 교차로가 적은 도로를 선택해 운행하는 것이 안전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교차로가 적으면 우회전 사고와 같은 문제를 비켜갈 수 있고, 신호에 잡혀 운행시간이 늘어나는 것도 피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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