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택배시장 진출설 “지각변동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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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택배시장 진출설 “지각변동 오나”
  • 이재인 기자 koderi@naver.com
  • 승인 2012.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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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인프라ㆍ물량으로 최소투자 ‘고수익 창출’ 가능

택배사 “출혈경쟁 가중ㆍ시장 악화...진출여부 재검토할 것”

택배시장 진출을 선포한 농협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11월 연임에 성공한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이 택배사업 추진을 선언한 이후 중견급 택배사 인수건을 검토ㆍ추진하라는 최 회장의 주문이 나오면서, 올 초 착수한 물밑 작업이 완료 단계에 도달한 것으로 최근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택배사들에 따르면, 농협이 우선순위로 지목한 2개 업체와의 테이블이 올 상반기에 마련, 최근 들어 협상이 마무리로 접어들었으며, 유력 후보로 손꼽히는 A업체 인수 작업과 동시에 운영방법과 그룹 CI(Corporate Identity) 제작 등의 세부안이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연말 대선이 치러지는 시기에 맞춰 작업이 진행 중이며, 차기 정부가 들어서는 내년 초 계열사 브랜드를 내건 ‘(가칭) NH 택배’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된 상태다.

이처럼 농협이 택배시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유를 보면, 수익률이 보장되는 사업 중 하나로 택배사업이 호평을 받고 있으며 화물운송시장에서 택배 주문ㆍ거래량도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타 업종 보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국적으로 포진된 농협 네트워크와 인프라를 활용 가능한 이점이 결합돼 타 업종에 비해 위험부담이 낮다는 계산이 나온 가운데 투자대비 손실부담 등의 리스크 또한 민간 택배ㆍ운송사보다 낮은 수준으로 분석된 것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또 농산물 경우 제조산업 등 타 업계 물량과 달리 물류비용 비중이 높다는 점을 비롯해 기본적으로 농협을 통해 발생하는 농산품 물량이 확보돼 있기 때문에 사업 수완이 충분하다는 것도 주된 이유 중 하나다.

예상대로 진출이 이뤄진다면 내년 택배시장에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는 전국에 설치ㆍ운영 중인 농협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시설투자에 대한 지출 부담이 최소화된 상태에서 운영이 가능하며, 특히 지역산지와 계열사 홈쇼핑 등에서 발생하는 고정물량 등의 우월적 요소를 보유하고 있어 타 민간 택배ㆍ운송사와의 가격 경쟁력 면에서 선방이 가능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진출설로 인한 택배시장의 지각변동 가능성과 함께 택배사들의 볼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상위권에 랭크돼 있는 업체의 경우 이에 맞대응하기 위한 정비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대규모 인프라와 능력을 겸비한 농협과의 경쟁준비에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것으로 관측된 상태다.

이들 업체는 농협이 택배시장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최단기간에 역전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강조, 참여자 포화상태가 지속됨에 따라 택배시장 여건 개선을 골자로한 선진화 작업에 발목이 잡혀 진척되지 못할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에 진출여부를 재검토해야 한다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메이저 택배로 꼽히는 B사 관계자는 “대규모 인프라와 자본력ㆍ물량을 겸비하고 있는 동시에 정부 지원을 톡톡히 받고 있는 농협은 민간 택배사와 출발선 자체가 다르다”며 “자사 인프라와 고정 물동량을 기반으로 고공행진이 가능하며, 향후 타업체 계약건을 수주해 상대 업체를 밀어내고 시장을 점유ㆍ독식하는 작업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기존 물류사 경우 물량을 하나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을’의 입장에서 운영하고 있으나, 농산물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농협은 이와 정반대로 ‘갑’의 입장에서 사업이 가능하다”며 “농협택배의 진출로 인해 그간 잠잠했던 저단가 출혈경쟁이 재발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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