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수입차 100만대 시대-수입차 효율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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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수입차 100만대 시대-수입차 효율성은?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4.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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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수입차는 얼마나 경제적 인가요?”
▲ BMW 3시리즈

“당신의 수입차는 얼마나 경제적 인가요?”

차급별 국산 대표 차종과 유지비용 비교

초기∙3년째 비용, 국산차보다 많이 나와

부산 동래 사는 정동수(42)씨. 전국을 돌며 강의하는 탓에 차는 자신에게 두 번째 집이나 다를 바 없다.

한주 평균 400~500km를 주행하기 때문에 늘 기름 값을 걱정했다는 정씨가 9월에 4년 타고 다녔던 YF쏘나타를 처분하고 수입차인 BMW 320d를 구입했다. 원래 그랜저를 구입하려 했지만, 차를 받기까지 대기시간이 길다는 말을 듣고 망설이게 됐단다.

그때 수입 디젤차가 연비가 좋다는 지인 말을 듣고 선택을 바꿨다. 정씨는 세금까지 포함해 차를 5300만원에 구입했다.

처음 한 달 차를 몰아보니 이전보다 기름 값이 훨씬 덜 나가는 것 같아 좋았다고 한다. 그러다 갑자기 든 생각. “원래 사려던 차 가격보다 2000만원 가까이 더 내고 샀는데, 과연 몇 년을 타야 비용이 국산차와 비슷해질까?”

최근 정씨처럼 유류비 부담에 연비가 우수한 차를 선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들 상당수가 독일제 디젤차나 일본제 하이브리드차를 선택한다. 그래서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상위 10위는 이들 차종이 독식하는 양상이다.

수입차에 대한 동경심까지 더해지면서 정말 불티나게 팔리는 차가 많아졌다. 수입차가 이젠 가진 자만 타는 차가 아닌 대중적인 차가 되고 있다는 의미로도 받아들여진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수입차가 국산차보다 경제적일까? 그래서 이 살기 어려운 시대 최상 선택일까? 이제는 수입차 구입이 한국인에게 “겉으로 폼 나기 위한 것만이 아닌 생활에 도움을 주는 경제 행위”로 간주될 수 있을까?

거두절미하고 시장에서 인기 있는 수입차를 국산차와 비교했다. 세금이나 AS 비용 등은 모두 무시하고 오로지 차량 가격과 예상 연료비만을 택했다. 요새 인기 끌고 있다는 할부나 리스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처음부터 차 가격 다 내고 구입하는 것으로 가정했다. 어차피 시간 지나면 어떻게든 차량 가격만큼 비용이 들어 갈 테니 말이다.

비교 대상 국산차는 가장 잘 팔리는 차종만 꼽았다. 각각 1.6, 2.0, 2.4리터 부문 베스트셀링카를 골랐다. 수입차는 배기량이 비슷하거나 경쟁 대상으로 꼽히는 차종이다.

유류비 기준은 한 해 평균 주행거리 1만5000km에, 10월 중순 가격인 가솔린 1780원, 디젤 1580원으로 각각 잡았다.

비교 방법은 간단하다. 구입 첫해는 차량가격에 1년 치 유류비를 더하고, 이후 1년 단위로 유류비만을 추가해 3년째 되는 해 들어가는 비용을 단순 비교했다.

우선 1.6리터 국산차로는 현대차 아반떼가 1위다. MD 1.6 가솔린의 경우 올해 8월까지 4만6390대가 팔렸다. 다른 모델을 포함하면 판매 대수가 5만6337대로 치솟는다.

웬만한 편의사양을 갖추고 있어 수입차 못지않다고 여길 수 있는 가솔린 ‘스마트’ 트림의 경우 가격이 1734만원한다. 복합연비는 ℓ당 14.0km(이하 ℓ당 생략).

구입 첫해 들어가는 비용이 1925만원 나왔다. 3년 탔을 때는 2307만원이 들어간다.

경쟁 수입차로는 폭스바겐 골프가 꼽힌다. 젊은 층으로부터 인기 많은 차다. 디젤 1.6 TDI는 가격이 3050만원 한다. 복합연비는 18.9km로 우수한 편이다.

골프를 구입하려면 첫 해 3175만원이 필요하다. 아반떼보다 1250만원 더 든다. 3년 탔을 때는 3425만원으로 아반떼보다 1118만원 더 들어간다. 유류비를 많이 아껴도 차량 가격이 비싼 탓에 비용차가 많이 줄지 않았다.

푸조 208 펠린은 1.6리터 디젤 엔진에 복합연비가 18.8km 나온다. 가격은 2990만원. 비용은 첫 해 3116만원, 3년째 3368만원이 각각 든다. 역시 아반떼와는 1000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

2.0리터 부문 국산차 최강자는 쏘나타다. 기존 쏘나타와 신형 LF쏘나타를 합해 8월까지 7만2127대가 팔렸다. 이중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이 LF쏘나타 2.0 가솔린. ‘스마트’ 트림은 가격이 2545만원이고, 복합연비는 12.1km다. 첫 해 2766만원이 필요한 데 3년째는 3208만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왔다.

우선 앞서 정씨가 구입한 BMW 3시리즈와 비교했다. 디젤 모델인 320d x드라이브는 가격이 5270만원에 복합연비가 16.7km 나온다. 가솔린 모델인 320i 커넥티드 드라이브는 가격 4730만원에 복합연비 12.8km다.

첫 해 들어가는 비용은 320d가 5412만원이고, 320i는 4939만원 나왔다. 3년째 비용은 320d가 5696만원이 들고, 320i는 5357만원이다. LF쏘나타와 320d 차량 가격차는 2725만원. 따라서 수치상으로 35년을 타는 시점에 비용이 같아짐을 알 수 있다. 물론 운전자 만족도나 차량 성능은 완전히 무시한 고려다.

폭스바겐 파사트도 비교 대상이다. 가솔린 1.8 TSI는 가격이 3450만원에 복합연비가 11.6km 나온다. 디젤 2.0 TDI는 3890만원에 살 수 있는데, 복합연비가 14.6km다.

파사트 가솔린과 디젤은 첫 해 들어가는 비용이 각각 3680만원과 4052만원으로 쏘나타보다 900~1300만원 비쌌다. 3년째 들어서는 가솔린은 4140만원, 디젤은 4376만원이 든다. 쏘나타보다 월등히 비싸다.

2.4리터 대표 국산차로는 그랜저를 거론할 수 있다. 8월까지 1만9913대가 팔렸다. 전체 그랜저 판매 대수는 5만9817대에 이른다. 가솔린 HG240 모던 트림은 가격이 3024만원이다. 복합연비는 11.3km다. 올해 첫 출시된 디젤 HG220 모던은 가격이 3254만원이고, 복합연비는 14.0km가 나온다.

첫 해 드는 비용은 가솔린과 디젤이 각각 3260만원과 3423만원이 나왔고, 3년째 비용은 각각 3732만원과 3761만원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랜저와 경쟁하는 수입차로는 폭스바겐 CC와 토요타 캠리, 닛산 알티마, 혼다 어코드가 거론된다.

폭스바겐 CC 2.0 TSI 가솔린은 4440만원 가격에 복합연비가 10.5km다. 디젤인 2.0 TDI BMT R-라인은 5060만원에 15.6km가 나온다.

토요타 캠리 XLE 가솔린은 가격이 3350만원에 복합연비 11.5km다. 닛산 알티마 2.5 SL 가솔린은 가격 3350만원에 복합연비 13.3km를 기록하고 있다. 혼다 어코드 2.4 EX 가솔린은 3250만원에 나와 있으며, 복합연비는 12.5km다.

이들 비교 수입차 첫 해 소요 비용은 CC 가솔린(4694만원), CC 디젤(5212만원), 캠리(3582만원), 알티마(3551만원), 어코드(3464만원) 순으로 나왔다. 모두 그랜저 보다 많이 들어간다.

3년째 들어가는 비용은 CC 가솔린(5202만원), CC 디젤(5516만원), 캠리(4046만원), 알티마(3953만원), 어코드(3892만원) 순. 첫 해 비용에 비해 3년 후 비용이 적지않게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그랜저 보다는 비용이 크다.

결국 수입차는 차량 가격 때문에 구입 첫 해는 국산차 대비 경쟁력이 없지만, 소형차나 디젤차에선 시간이 흐를수록 효율성이 국산차를 앞지르는 탓에 비용 격차를 많이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량 가격 차이가 너무 커 비용에 따른 경제성을 추월하지는 못했다.

AS와 같은 부대비용에 더해 구입 초기 단계에 들어가는 목돈 부담을 크게 느끼는 소비자 심리를 감안하면 이를 어느 정도까지 상쇄하는 마케팅이 나오느냐가 향후 수입차 판매 증진에 관건이 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선 수입차가 국산차 보다 경제적으로 탁월하다는 말, 함부로 할 순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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