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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이 된 경차 문화
이승한 기자  |  nyus449@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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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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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긴 좁죠? 그래도 지금껏 불편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는데,”

일본 오사카에서 의사로 일하고 있는 아오키 요코(青木陽子∙42)씨. 타고 다니는 경차 동승석에 앉는 순간부터 기자가 연신 좁다고 말하자, 당황해하며 꺼낸 말이다.

아오키씨는 일본 내에서도 경제적으로 부족함 없는 직업을 갖고 있는 중산층이다. 부모님도 대기업에 재직하셨기 때문에 자라면서 남부럽지 않게 컸다고 했다. 게다가 아오키씨는 미혼이라 부양할 가족도 없다.

자동차 정도는 한번 쯤 호사를 부려 고급차를 몰아도 괜찮을 계층이란 소리다.

그런데 타고 다니는 차는 뜻밖에 경차다. 동승석에 앉으면 운전자와 어깨와 부딪힐 정도로 폭이 좁다. 무심코 오른손을 변속기 쪽으로 놨다가 의도치 않게 운전자인 아오키씨 손과 접촉해 서로가 무안해질 때도 많았다.

키가 크지 않은 기자가 앉았는데도 머리는 거의 천장에 닿을락말락했다. 아무튼 모든 게 좁았고 불편하게 다가왔다. 불평 아닌 불평이 나올 수밖에 없는 차였다.

중형차 이상을 타도 될 것 같은 아오키씨가 경차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는 집 때문이다. 부모님이 정년퇴직 한 후 오사카에 있는 집을 아오키씨에게 넘겼다고 한다. 집은 텐진바시시장이 인근에 있는 옛 거리에 들어서 있었다. 주택 사이로 난 길은 미로처럼 얽혀 있었다. 경차조차 간신히 들어갈 수 있을 정도 수준 골목이었다.

“이 동네 사람들 상당수가 경차를 몰아요. 간혹 소형차(일본에서는 우리로 치면 중형차에 해당하는 2000cc 차를 소형차라 부른다.)를 모는 사람들이 있는데, 매일 주차 문제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죠. 인근 주차장을 이용하는 사람이 있긴 한데, 한 달에 2~3만 엔(20~30만원)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아 다들 부담스러워 하더라고요.”

일본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이 경차를 ‘숙명’처럼 받아들였다. 분명 일본은 한국보다 자동차 선진국이다. 그만큼 자동차 문화가 일상생활에 밀착돼 있는 셈이다. 그러다보니 차에 대한 사람들 생각에 거품이 없었다.

아오키씨를 비롯해 많은 일본인이 분명 ‘경차가 운행에 제한이 많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런데 상황에 따라 유연히 대처하는 모습은 정말로 성숙돼 보였다. ‘필요에 따라 택시를 이용하면 되고, 짐이 많으면 렌터카를 쓰면 된다’ 식이었다.

소유하고 있는 차조차 불필요한 사양은 아예 배제 시켜버리니, 경차 한 대 가격이 우리 돈 1000만원 조금 넘어가는 수준이 많았다.

온갖 첨단 사양 다 넣어서 경차 가격마저 오를 데로 오른 한국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숫자놀음에 불과하지만, 참고로 일본은 아직까진 한국보다 20% 정도 더 잘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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