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대책에 ‘53인승 버스’ 좌초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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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대책에 ‘53인승 버스’ 좌초 위기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6.06.2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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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엔진 규제로 판매 막힐 가능성 대두
▲ 지난해 11월 기아차는 경기도 북부청사에서 버스업계 관계자를 초청해 53인승 버스 시연회를 열었다.

디젤엔진 규제로 판매 막힐 가능성 대두

2층 버스는 예외 인정 … “차별은 문제”

서울과 수도권을 오가는 광역버스 입석 금지 조치 대안으로 추진된 ‘53인승 버스’ 도입이 정부․지자체 미세먼지 저감 대책 때문에 암초에 부딪히게 됐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3일 수도권 광역버스를 단계적으로 디젤에서 CNG(압축천연가스)로 전환하고, 앞서 서울시가 시로 진입하는 수도권 광역버스 가운데 디젤 차량을 제한하겠다고 각각 밝히면서 ‘53인승 버스’ 도입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53인승 버스는 기아자동차가 2014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수도권 광역버스 입석 금지 조치’를 내린데 따라 원활한 승객 수송을 위해 선보인 차다. 원래 아프리카 가나에 연간 30대 안팎씩 수출된 차량으로, 같은 해 서울과 수도권을 오가는 일부 직행버스 노선 업체가 도입해 운영하기도 했다.

현재까지는 일부 직행버스에만 투입된 상태지만, 오는 7월부터는 광역급행버스인 ‘M버스’에 투입이 가능토록 국토교통부가 인승 제한 규정을 풀어 줬다.

이에 맞춰 기아차도 수도권 업체 등을 상대로 마케팅에 나섰고, 일부 업체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정부가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내놓으면서 도입 좌절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정부 대책이 시행되면 수도권 광역급행버스인 M버스는 매연저감장치(DPF)를 장착한 ‘유로6’ 디젤엔진 2층 버스를 제외하고 CNG버스만 신규 허가를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서울시가 계획대로 인천과 수도권 업체가 운행하는 디젤버스 1700대 진입을 규제하면 사실상 운행이 불가능해진다.

 

기아차 53인승 버스는 ‘유로6’ 기준에 맞춘 디젤 차량만 양산되고 있다. 기아차는 CNG엔진 장착 버스를 내놓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기아차는 ‘시내버스’를 제외한 ‘고속버스’ ‘전세버스’ 일부 장거리 ‘노선버스’ 시장에만 진출해 있는 상태다.

CNG엔진을 외부 업체로부터 구입해 차량에 장착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제시될 수 있지만, 기아차 내부 입장을 고려했을 때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다.

기아차 관계자는 “그간 시내버스 시장에 진출하지 않은 것은 CNG엔진 개발과 라인 증설 등에 필요한 비용 문제를 감안했기 때문”이라며 “현재로썬 고속버스나 전세버스․시외버스와 같이 업계에서 제법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차종에 집중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수도권 노선버스 업체는 정부 미세먼지 저감 대책이 자칫 업체의 자율적인 버스 선택권을 침해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들은 ‘2층 버스’ ‘49인승’ ‘53인승’ 등 그간 다양한 대안을 정부와 업계가 마련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복병이 향후 버스 도입이나 운행 계획에 차질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정부가 2층 버스는 예외를 인정해 디젤버스 도입을 허용한 것에 대해 차별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와 서울시 대책이 엇박자를 보이고 있는 점도 비판을 받았다. 서울시가 디젤버스 시내 진입을 제한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일부 디젤버스 운행을 예외로 인정한 정부 대책과 상충된다.

국토교통부는 2층 버스의 경우 물리적으로 CNG차량을 만들기 어려운 점을 감안해 예외를 인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큰 틀에서 도심지 운행 노선버스를 예외 없이 CNG버스로 전환시키려는 것이 정부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2층 버스에 가스탱크를 장착하면 차체 높이가 높아져 안전에 문제가 생기는 점을 감안했기 때문에 가장 최신 유로6 엔진을 장착한 차량에 한 해 운행할 수 있게 한 것”이라며 “업계 상황을 감안해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겠지만, CNG 이외는 허용하지 않는다는 게 정부 기조”라고 말했다.

윤승규 기아차 법인판매본부장은 “아직은 정책이 시행된 것이 아니라서 공식적으로 이의 제기하기는 조심스럽다”며 “다만 53인승 버스는 예외를 인정받은 2층 버스와 마찬가지로 ‘유로6’ 대응 디젤엔진을 장착한 만큼 차별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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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지도 2016-06-22 21:13:53
12m에 53인승이라구요.
유럽에서는 13-14m 버스가 운행되고 있습니다.
CNG가 어렵다구요?
버스제작사와 도시가스업계에서 적극 대응하면 충분히 만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