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점 고치고 … 고객 요구 반영
내년 1월 관광버스 용도로 첫 선
“시장 반응 살펴 고속버스 재도전”
[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기아자동차가 21인승 프리미엄버스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기아차 법인판매본부가 지난 9일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자사 대형버스 ‘뉴 그랜버드(S125)’ 프리미엄버스 시연 행사를 가졌다.
이날 오전과 오후에 걸쳐 고속버스와 전세버스 관계자는 물론 지나가던 시민들까지 기아차 프리미엄버스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번에 선을 보인 프리미엄버스는 차체 길이가 12.5미터로 국산 대형버스 가운데 가장 길다. 좌석은 열 마다 3개씩 모두 7열로 이뤄졌다. 각 좌석은 둥지 형태 개별 쉘로 둘러싸여 독립된 구조다. 앞좌석과 뒷좌석 간격은 1.4m로 기존 우등고속(1.1m) 보다 넓다.
개별 시트는 항공기 1등석 수준으로 눕혀지는 것은 물론, 대형 LCD모니터에 독서등, 접이식 다용도테이블, USB충전단자․무선충전기, 컵홀더, 옷걸이, 신발수납함 등을 갖추고 있다.
10.1인치 풀 HD급 고해상도 모니터로는 위성TV와 FM라디오를 시청할 수 있고, 차량 운행정보 확인과 비상호출 등이 가능하다. 개인 휴대폰을 연동시키거나 USB를 통해 개인 동영상 또는 음악․파일 등을 화면에 띄우는 것도 가능하다.
‘자동긴급제동장치(AEBS)’ ‘차량자세제어장치(VDC)’ ‘차선이탈경보장치(LDWS)’ ‘타이어공기압경보장치(TPMS)’ 등 안전 수준도 크게 강화됐다.
기아차가 프리미엄버스를 시장에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6월 부산모터쇼에서 완성된 실물을 공개했었는데, 당시 뛰어난 안전․편의사양 등 버스업계로부터 상품성을 인정받으면서 정부와 고속버스 업계가 추진한 프리미엄고속버스 사업에 뛰어들 수 있게 됐다.
당초 지난 추석 명절부터 프리미엄고속버스 27대가 부산과 광주 노선에 투입할 예정이었는데, 현대차에 전량 할당됐던 물량 중 15대를 기아차가 가져오면서 프리미엄고속버스 시장을 뚫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자동차 업계 파업으로 생산이 지연되면서 추석 시즌 운행이 불가능해졌고, 엎친데 겹친 격으로 버스 전기 계통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기아차 프리미엄버스 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놓였었다.
기아차는 이번에 내놓은 프리미엄버스는 그간 제기됐던 문제점을 비롯해 버스업계 요구사항에 맞춰 시트와 편의사양 등까지 개선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것이 시트 재질. 기존에는 천연가죽 소재를 이용했는데, 이 때문에 시트 개당 단가가 400만원대까지 치솟았다. 시트는 국내 업체인 이원컴포텍이 100% 자체 개발한 순수 국산 제품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버스업계에 가격 부담을 완화해 주기 위해 천연가죽 대신 인조가죽을 사용하는 등 품질 수준은 유지하면서 경제성 좋은 차를 만들기 위해 남다른 공을 들였다”며 “차후에는 직물로 만들어진 시트도 생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승규 기아차 법인판매본부장은 “당초 계획보다 빠르게 지난 추석 차량을 내놓는 과정에서 여러 문제가 생겼지만, 지금은 이를 모두 해결해 뛰어난 성능과 상품성을 시장에서 충분히 보여줄 자신이 있다”며 “연식변경 등을 고려해 내년 1월 나오는 신차는 우선 관광버스 용도로 쓰이지만, 차근차근 시장 반응을 살핀 후 이르면 내년 설 명절 즈음 다시 프리미엄고속버스 시장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