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물류 ‘우한 폐렴’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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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물류 ‘우한 폐렴’ 초비상
  • 이재인 기자 koderi@gyotongn.com
  • 승인 2020.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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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접점 사업장 요주의…비대면 업무 전환 검토
국내외 가이드라인, 감염 증상 행동 요령 배포

[교통신문 이재인 기자] 명절 특수기로 비상체제에 들어갔던 택배 물류업계가 중국발 신종 감염증인 ‘우한 폐렴’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상품 집배송에 투입되는 택배기사를 비롯해 화주 의뢰인과 마주하는 취급 영업소와 상하차 야간작업이 이뤄지는 물류 터미널 등의 현장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대응 수칙이 배포됐다.

특히, 감염 확산을 우려한 소비자들의 주문이 오프라인 매장을 대신해 온라인으로 주문·처리되면서 비대면 거래 증가에 따른 몰림 현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내 택배시장의 약 2/3을 차지하고 있는 상위 3사(CJ대한통운,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유의사항이 담긴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고, 전 사업장을 상대로 예방조치에 들어갔다.

3사에 따르면 일정시간 분류 작업 및 상하차 인력이 대거 투입되는 택배 터미널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염 확산 예방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가 취해진 상태며, 취급 대리점과 방문 택배기사 등 고객 접점 사업장에서는 문전배송 알림 서비스와 비대면 접수를 통해 접촉을 최소화 하고 불가피한 경우에는 마스크 착용을 하라는 내용이 안내됐다.

CJ대한통운은 사업장 등 시설 인프라에 코로나바이러스에 대비한 검역장비를 설치했고, 근무자의 감염 여부 확인과 확산 방지 시스템을 가동한다.

지난달 28일 구성된 CJ그룹의 위기관리위원회를 통해 내려진 조치로, 고객 접점 사업장을 중심으로 전염병 관련 즉시 대응 체계가 확대·적용됐으며, 택배 터미널에서는 열 감지 카메라와 레이저 체온기가 배치됐고 작업장 입출입시 근무자의 발열 여부에 대한 검사가 행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외 전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행동 가이드가 배포됐고, 현장 근무자 마스크 착용, 고객용 위생용품 비치, 입출입 시 소독 등이 실시되고 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에 대한 예방 대책 및 점검을 위해 마련된 CJ그룹 위기관리위원회에서는 매일 계열사별 상황을 점검 중”이라면서 “중국 내 사업장으로 마스크 10만개, 세정제 2000개 등을 송출했으며 위생용품 지원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글로벌로지스도 호흡기를 통해 바이러스가 전이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신체 접촉을 통한 확산을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무증상 감염자도 바이러스를 옮길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이 공개되면서 롯데글로벌로지스 사업장에서는 ‘우한 폐렴’과 관련 예방수칙이 확대·가동됐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택배 터미널, 집배센터에 체온계, 열화상 카메라를 마련해 체온을 체크하고 있다”면서 “택배기사들에게는 마스크와 장갑을 지급해 우한 폐렴이 전염되지 않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현지 6개 법인을 운영 중인 한진 역시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에 들어갔다.

한진에 따르면 고객과 직접 대면하는 전국의 택배기사를 비롯해 한진 전 직원에게 마스크를 배포·착용토록 하고, 전국의 모든 택배 물류 사업장에 비접촉식 체온계를 비치함은 물론, 손 소독을 의무화 하는 등 위생관리 수위를 강화했다.

6개 중국 법인(홍콩, 대련, 청도, 상해, 광저우, 심천) 중 상해의 경우 이달 9일까지 출근 금지령이 내려져 현재 업무가 전면 중단된 상태며, ‘우한 폐렴’이 중국 전역으로 확산될 소지가 상당하기에 재택근무로의 전환 등을 검토 중이라는 게 회사 설명이다.

한진 관계자는 “해당 지역 상황을 모니터링해 추가적으로 대응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며, 전 사업장에 근무지침과 예방수칙을 주기적으로 공지함과 동시에 마스크 착용 등 기본적인 위생 및 방역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3사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한 점을 언급, 중국 현지 상황 및 주요 이슈와 관련해 핫라인을 개설해 중국 내 각 사업 법인장과 안전 담당자들의 실시간 모니터링을 취한다는 계획이다.

이들 업체를 회원사로 두고 있는 한국통합물류협회도, 중국 본토 상황과 보건당국의 동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통물협 관계자는 “신종 질병이기에 정보를 취합 중이며, 정부가 제시한 예방수칙을 회원사 200여곳에 전달하고, 마스크, 손DH세정제 현장에 비치하고 위험지역 다녀온 이들을 추적 감시하라고 안내했다”면서 “정부 발표와 별도의 지시사항이 접수되는 대로 추가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택배 주문량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일 오픈마켓 11번가가 공개한 거래실적을 보면, 지난달 27일부터 전날까지 생필품 판매량은 1개월 전 같은 기간보다 약 104% 증가했다.

이 기간은 국내 감염자 가운데 3번째와 4번째 확진자가 입국 시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어 지역사회로 복귀했다가 이후 발열 등이 나타난 사실이 확인되면서 대중의 불안이 커지기 시작한 시점이다.

11번가에 따르면 이날부터 6일 동안 신선식품과 가공식품의 판매량은 각각 46%, 53% 늘었으며, 특히 신선식품의 경우 전달 대비 최대 1095%, 물티슈·기저귀·세정제·마스크 등 생필품 및 위생용품의 거래량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항공편 물량을 담당하는 글로벌 특송사들도 비상이다.

UPS는 입장문을 통해 “중국을 포함한 전세계 UPS 직원에게 감염 예방법 및 증상 발현시 대처 방안을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있으며, 고열 및 호흡곤란을 비롯한 감염 증상이 의심되는 직원은 즉시 격리토록 조치했다”면서 “중요한 대목인 설 연휴 동안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으로 피해를 입은 중국을 비롯해 세계 각지의 UPS 동료들을 확인 중이며, 전 세계가 우려하는 상황에 깊이 공감하며 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일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부 정책상 관련 계획안을 공유하는데 애로가 있으며, 추후 지침에 따라 대응 수위를 조절한다는 게 UPS 설명이다.

DHL도 국내 현장에 예방지침을 배포·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업체 관계자는 “DHL 글로벌 차원에서 내려온 가이드는 아직 없는 상황이지만, DHL 코리아 자체적으로 국내 감염 예방을 위한 위생 관리 수칙을 가동 중”이라면서 “혼잡지역 및 현장 작업 미팅시 유의사항과 함께 감염 증상 의심시 행동 요령을 준수할 것을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FedEx는 중국 현지로 긴급 수송에 들어갔다.

지난달 30일 FedEx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이 확산됨에 따라 유관기관 및 파트너사와 협력해 발원지인 우한에 응급 의료품을 송출했다.

처리과정을 보면 1월26일 미국과 일본에서 광저우 바이윈 국제공항으로 의료품 운송이 이뤄졌고, 세관에 통관 처리된 응급 의료품은 중국 우정국으로 인계돼 1월27일 우한으로 이송됐다.

의료 지원품에는 N95 마스크, 수술용 장갑, 플라스틱 고글, 소독용 물티슈, 항생제 등이 포함돼 있으며, 중국 우정 유통망을 활용한 첫 의료품 처리실적으로 기록됐다.

추가 운송도 진행된다.

인도주의 활동의 일환으로 ‘다이렉트 릴리프(Direct Relief)’를 통해 미국에서 자사 아태지역 허브인 중국 광저우로 20만개 이상의 수술 마스크, 가운, 장갑 등 개인 보호 용품의 운송이 예정돼 있다.

FedEx에 따르면 글로벌 의료기기업체인 메드트로닉(Medtronic)과의 지원 작업이 이뤄졌는데, 구체적으로 체외막산소공급기(에크모, ECMO), 의료용 인공호흡기, 환자 모니터 등 중국 의료기관에 전달하는 미션을 수행했고, 600개 이상의 의료 장비와 부품으로 구성된 의료품은 상해에 있는 FedEx 물류창고에서 감염 확진판정이 내려진 다양한 지역으로 이송돼 폐렴 환자들을 치료하는데 투입됐다.

구호물자의 배송은 우한 정부 지정기관에 기부되는 물품의 공급지원 서비스를 중국 우정국이 맡고 있는 점을 감안해 이전과 동일한 방식으로 처리된다고 FedEx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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