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해고노동자, 공장 굴뚝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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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해고노동자, 공장 굴뚝서 내려왔다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5.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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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 101일 만에 자진 해제해

농성 101일 만에 자진 해제해

“원활한 노사 교섭 위한 결단”

정리 해고자 문제를 해결해 달라며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60m 높이 굴뚝에서 회사와 국가를 상대로 외로운 투쟁을 벌였던 이창근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정책기획실장이 101일 만에 고공농성을 풀고 자진해 땅으로 내려왔다.

이 실장은 23일 오후 1시 농성 중에 사용했던 물건을 먼저 내려 보낸 후 굴뚝 외부에 설치된 사다리를 타고 땅으로 내려왔다.

앞서 지난 11일 함께 고공농성을 벌였던 김정욱 사무국장이 쌍용차 신임 사장 내정자를 만나기 위해 굴뚝에서 내려온 이후 홀로 굴뚝에 남아 농성을 벌이다 이날 12일 만에 농성을 풀게 됐다.

이 실장은 전날인 22일 본인 페이스북 계정에 고공농성 해제를 암시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노사 교섭 상황과 회사가 보여주는 자세에 따라 굴뚝농성이 끝날 수 있지만, 아직은 내려갈 수 없다”고 했던 당초 강경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선 것.

관련해 이 실장은 굴뚝에서 내려오기 전 한 언론과 나눈 통화에서 “노사가 현재 성실히 교섭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굴뚝에 있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고, 굴뚝에서 내려가야 교섭이 더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쌍용차 해고자 등 20여명은 쌍용차 평택공장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이 실장이 결단을 내렸으니 이제 회사가 해고자 복직 문제 등을 해결하는데 적극 나서 화답할 차례”라며 회사 측에 성의 있는 태도를 촉구했다.

한편 쌍용차는 김정욱 사무국장과 이창근 정책기획실장이 굴뚝농성에 들어간 지 3일 뒤인 지난해 12월 16일 평택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경찰은 5일 후인 21일 두 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경찰은 이날 이 실장에 대해 업무방해 및 주거침입 혐의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다만 “이 실장 건강 상태를 보고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며, 검찰과 협의해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관련해 쌍용차는 지난 13일 김정욱 사무국장에 대한 고소를 취하했었다.

김정욱∙이창근 두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소속 해고노동자는 지난해 12월 13일 오전 4시 평택공장 굴뚝에 올라 농성에 들어갔다. 지난 2009년 쌍용차 ‘옥쇄파업’ 이후 해고노동자가 공장 안에 들어간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두 노동자는 굴뚝 꼭대기 원형으로 둘러쳐진 폭 1m 남짓 공간에서 추위를 이겨내며 농성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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