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는 지금 가솔린으로 회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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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는 지금 가솔린으로 회귀 중?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6.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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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출가스 파문으로 디젤차 출시 주춤
▲ 지난 10일 출시된 아우디 신형 A4. 잘 팔리는 디젤 대신 가솔린 모델 2개 차종만 먼저 출시됐다.

배출가스 파문으로 디젤차 출시 주춤

향후 추이 살피고 … 시장 방어 노려

지난해 폭스바겐으로 시작된 디젤 배출가스 조작 사태가 닛산으로 확산되면서 일부 수입차 업체가 가솔린 모델 판촉을 강화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최근 신차를 출시한 수입차 업체 상당수가 디젤보다는 가솔린을 전략적으로 앞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폭스바겐과 함께 일부 차종이 배출가스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난 아우디의 경우 지난 10일 준중형 세단 A4 신형을 출시하면서 가솔린 2개 차종만을 선보였다. A4의 경우 지난해 팔린 4943대 가운데 96.5%에 해당하는 4769대가 디젤이었고, 올해도 4월까지 팔린 591대 가운데 581대가 디젤이었던 만큼 쏠림 현상이 두드러진 모델이다.

아우디 측은 향후 시장 상황을 봐가며 디젤을 출시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보였지만, 절대 인기를 끌던 디젤 대신 가솔린을 먼저 한국 시장에 내놓은 것을 두고 “디젤 악재를 의식했을 것”이란 시장 분석이 나오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도 이번 달 말 신형 E클래스 3개 차종 가운데 디젤은 1개 차종만 내놓는다. 올해 연말까지 벤츠는 E클래스 디젤 3개 차종을 내놓을 계획인데, 무게 중심이 가솔린으로 기울어진 분위기다.

이는 그간 디젤이 인기를 끌었던 점을 감안할 땐 다소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란 분석이다. 지난해 E클래스는 18개 차종에 걸쳐 1만9638대가 시장에서 팔렸다. 이중 1만1704대가 디젤 모델이다. 물론 지난해 5139대가 팔리면서 디젤 모델 가운데 가장 많이 판매고를 올렸던 ‘E 220’이 이번에 신차로 먼저 선을 보이지만, 디젤 악재 탓에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폭스바겐의 경우 4월 초에 신형 파사트를 출시하면서 한국에 디젤 대신 가솔린 2개 차종만 우선 내놨다. 회사 정책적 판단에 따른 결과겠지만,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배출가스 조작 사건 여파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파사트는 지난해 6314대가 팔렸는데, 이중 디젤이 4793대를 차지했다.

이들 수입차 업체는 모두 본사 글로벌 전략과 한국 시장 및 소비자 성향에 대한 분석 결과를 토대로 가솔린을 우선 투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와 전문가들은 최근 불거진 디젤 배출가스 조작 사태로 인해 시장 분위기가 디젤 수입차에 우호적이지 못한 점이 이들 판촉 정책에 가장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입차 업체가 디젤 판촉에 소극적으로 나오면서 시장에서 끝을 모르고 치솟던 디젤 성장세도 주춤하고 있다. 올해 들어 4월까지 디젤 수입차 판매대수는 4만9753대로 전년 동기(5만2770대) 대비 5.7% 감소했다. 시장 점유율도 67.4%로 전년 동기(68.4%)와 비교해 1.0%포인트 줄었다.

디젤로 시장에서 재미를 봤던 유럽 업체 판매량도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4월까지 유럽 업체 판매대수는 5만8231대로 전년 동기(6만2145대) 대비 6.3% 감소했다.

특히 디젤 강자 독일 업체는 4만7761대로 전년 동기(5만2974대)와 비교했을 때 9.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디젤을 주력으로 내세웠던 주요 유럽 업체 모두 전년 동기와 비교해 큰 폭으로 실적이 감소했다. 폭스바겐과 아우디가 각각 29.6%와 27.4% 줄어든 것을 비롯해 디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푸조도 30.2% 감소했다.

반면 친환경 차종은 시장에서 각광을 받았는데, 대표적인 하이브리드는 4월까지 3774대로 전년 동기(2700대) 대비 39.8% 실적이 증가했다. 하이브리드가 주력인 일본 업체의 경우 이 기간 9832대를 팔아 전년 동기(9193대) 대비 7.0% 증가했다.

업계는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 약세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정부가 디젤 배출가스에 대한 검증을 강화하고, 이에 따라 강도 높은 제재에 나설 방침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닛산 캐시카이를 비롯해 대부분 디젤 차량이 인증기준을 초과했다는 정부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디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시장에 확산된 것도 판촉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정부 제재가 솜방망이 처벌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수입차 업체가 여론을 의식하지 않고 하반기에 디젤 차종을 쏟아낼 경우, 경제성을 가장 우선시하는 국내 소비자가 무비판적으로 구입에 나설 수도 있다.

이를 근거로 업계 일각에서는 “판매량이 하반기에 늘어나 올해 전체적으로 예년 수준을 회복할 가능성도 있다”며 “현재까지 상황만으로 올해 전체 디젤 판매 추이를 속단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분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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