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임금 판결에 기아차 “잔업중단, 특근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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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임금 판결에 기아차 “잔업중단, 특근 줄여”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7.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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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유지 따른 수익성 저하 판단 영향

[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지난달 판결난 기아자동차 통상임금 1심 후폭풍이 거세다. 잔업과 특근에 따라 받는 수당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재판 결과에 따라 기아차가 25일부터 생산시설 근로자 잔업을 전면 중단키로 결정했다. 아울러 반드시 필요한 경우를 제외한 특근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아차는 이미 9월 들어서 특근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

기아차는 잔업 중단 및 특근 최소화 조치를 취한 것에 대해 근로자 건강 확보와 삶의 질 향상, 정부와 사회 이슈인 장시간 근로 해소 정책 부응, 사드여파 등 판매부진으로 인한 생산량 조정 등을 큰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사실상 이번 조치 최대 요인은 통상임금 소송 결과 특근과 잔업을 실시할 경우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이 꼽혔다.

21일 기아차에 따르면 통상임금 1심 판결로 인해 약 1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손실 충당금 설정이 불가피해졌고, 이 때문에 3분기 영업이익 적자가 현실화됐다. 또한 통상임금 1심 소송 판결 이후 잔업과 특근이 실시되면 수익성 악화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할 것으로 봤다.

기아차 관계자는 “법원 최종심 결과에 따라 과거분을 지급해야 할 뿐 아니라 향후 미래분은 특근·잔업을 유지하면 기존보다 비용이 크게 상승할 수밖에 없다”며 “판매부진과 재고증가 등에 따라 영업이익이 지속 하락하면 수익성 악화에 더해 통상임금 영향 등으로 회사 위기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어 원가 경쟁력 확보 방안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기아차는 지난 2013년 10+10 주야 2교대에서 심야근로를 크게 줄인 8+9 주간연속2교대제로 근무형태를 바꿨다. 이후 올해 들어서 30분 잔업을 포함한 8+8 근무제를 운영해 왔다. 이에 따라 25일부터 잔업중단과 특근 최소화를 통해 추가적인 근로시간이나 심야근로 축소를 이뤄내 근로자 건강과 삶의 질 향상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중단되는 잔업시간은 1조 10분, 2조 20분 등 총 30분이다. 2조 종업시간의 경우 기존에 야간 12시 50분에 끝났던 근무 시간이 12시 30분으로 20분 앞당겨졌다.

대신 기아차는 도장공장 배합실, 소방안전, 폐수처리, 안전순찰 등 필수근무자 및 감시감독 근무자와 일부 생산특근이 과도하게 발생하는 공정 근로자 직무를 개선할 계획이다. 필요할 경우 순환근무제 도입 등도 검토될 것으로 예상됐다. 또한 항후 특근·잔업이 불가피하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필수근무자’나 ‘일부 특근 과다 공정 근무자’ 등에 대해 신규인원 채용을 통한 일자리 창출, 교대제 개편, 직무 개선 등 다양한 대안을 마련해 장시간 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계획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근로시간 단축과 장시간 근로 해소는 세계적인 추세로 현 정부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주요과제로 인식하고 있고, 현 정부 100대 국정과제 중 71과제 ‘휴식 있는 삶을 위한 일ㆍ생활 균형 발전’을 통해 2017년부터 주 52시간 근로제를 확립함으로써 2022년까지 1800시간대로 근로시간을 단축할 계획”이라며 “이번 결정은 정부 근로시간 단축과 장시간 근로 해소 정책에 적극 부응하기 위한 것으로, 종업원 건강권 향상과 더불어 체질 개선을 통한 제품 경쟁력 강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올 3월 이후 본격화된 사드여파와 업체 경쟁 심화 등으로 인한 판매하락 및 재고증가로 인해 생산량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도 밝혔다. 사드여파로 올해 7월까지 기아차 중국 누적판매는 전년 대비 52% 줄어든 17만2674대에 그쳤다. 사드 여파가 집중된 2분기 판매만 감안할 경우 전년 동기 대비 64% 정도 줄어든 5만2438대에 머물렀다. 미국시장도 업체 경쟁 심화로 인한 판매 감소와 수익성 하락이 이어졌고,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압력 등으로 인해 시장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이 반영돼 지난 상반기 영업이익은 7868억원으로 전년 대비 44% 하락했다. 기아차는 하반기 상황이 더 악화돼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이번 조치에 대한 기아차 노동조합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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