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택시 업계 “전기택시 현재로선 시기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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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택시 업계 “전기택시 현재로선 시기상조”
  • 김덕현 기자 crom@gyotongn.com
  • 승인 2023.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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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택시 차종 단종에 대체 차량 찾기 ‘안간힘’
“전기택시는 인프라 부족·충전시간·주행거리 한계”
LPG+전기 하이브리드 택시 차량에 관심 높아져
자동차 개발 전문업체인 블루젠트 직원들이 차량 성능을 검사하고 있는 모습. 유튜브 영상 캡쳐
자동차 개발 전문업체인 블루젠트 직원들이 차량 성능을 검사하고 있는 모습. 유튜브 영상 캡쳐

최근 현대자동차가 7세대 쏘나타 LPG 택시 모델을 단종하기로 결정하면서 법인택시 업계가 대체 차량 찾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택시업계는 국토교통부와 완성차 제조사에 LPG 차량 생산 중단 철회를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의 친환경차 보급 정책과 현대차·기아 등의 전동화 전략에 역행하기 때문에 철회 가능성은 크지 않다.

법인택시 업계는 전기택시가 업계 특성과 맞지 않다고 보고, LPG+전기 형태의 하이브리드 차량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10일 법인택시 업계에 따르면 서울 법인택시 회사 254곳 중 전기택시를 도입한 회사는 40~50곳에 불과하다.

전기택시를 도입한 회사의 평균 보유대수는 시범적으로 서너 대를 운영하며, 10대 이상 운영하는 곳은 많지 않다.

이처럼 법인택시 회사가 전기택시 도입에 소극적인 이유는 기존 LPG 택시보다 경제적인 이점을 찾을 수 없어서다.

우선 전기택시는 택시 차고지를 비롯해 운송 사업구역에 충분한 충전기 인프라가 갖춰져야 하지만,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아직 미비한 실정이다.

배터리 특성상 겨울철이 되면 현저하게 감소하는 주행거리도 전기택시 선택을 주저하는 데 한몫한다.

한 법인택시 업계 관계자는 “전기택시는 충전시간이 1~2시간 걸리는 데다, 막상 충전소를 가면 충전기가 고장났거나 문을 닫은 경우도 드물지 않다”며 “사업자보다 택시기사들이 전기택시를 더 꺼려한다”고 귀띔했다.

여기에 해가 갈수록 줄어드는 보조금 역시 전기택시 확산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특히 연간 10만㎞ 이상을 운행하는 법인택시는 3년이 지나면 배터리를 교체해야 한다. 업체 입장에서는 2천만~2500만원을 들여 배터리를 교체하면 ‘남는 게 없다’는 판단이다.

때문에 최근 법인택시 업계에서는 하이브리드 차량(가솔린+전기)에 LPG를 다는 구조변경이 유행하고 있다.

350만~400만원을 주고 기존 하이브리드 차량에 LPG를 달아 LPG와 전기만 사용하는 형태이다.

최근 3년간 LPG 가격이 급등하면서 “유가보조금을 포기하더라도 구조변경을 하면 더 경제적”이라는 계산이다.

경기도 고양의 한 법인택시 업체 관계자는 “가솔린 하이브리드를 LPG 하이브리드로 개조해 운행하는 동종사가 있긴 하다”며 “개조가 아닌 LPG 하이브리드 차량이 출시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완성차 제조업계가 LPG+전기 형태의 하이브리드 차량을 만들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한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개발기간이 길고, 생산한 만큼 판매 시장은 크지 않기 때문에 효율이 떨어지니 생산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새로 등록된 LPG 택시는 2만3958대이다.

완성차 제조사 입장에서는 1년에 2만~3만 대의 중형 차량을 팔기 위해 새로운 차량 모델을 개발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한 자동차 개발 전문업체가 연구하고 있는 ‘LPG 하이브리드 택시 시범사업’이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블루젠트는 지난달 서울과 인천, 경기도 및 충남의 법인택시회사 4곳에 2ℓ급 ‘LPG 풀-하이브리드 엔진 및 배터리’를 택시 차량에 적용해 실주행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블루젠트 관계자는 “LPG나 전기 차량보다 LPG+전기 하이브리드가 택시 차량으로는 최적이라고 판단한다”며 “한국자동차연구원이 시범차량의 연비를 시험한 결과 기존 LPG 택시보다 연비가 68% 향상되고, 탄소 배출량은 45% 저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주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데 ‘택시인데도 파워가 좋고, 연비도 개선돼 성능에서도 만족한다는 반응”이라며 “시장에 출시하기 전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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