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한전 부지 매입 철회”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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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 “한전 부지 매입 철회” 주장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4.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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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노사협상 새로운 변수 작용

현대∙기아차 노사협상 새로운 변수 작용

정 회장, “국가 기여 위해 큰 돈 쓴 것”

현대차그룹 한전 부지 매입이 현대∙기아차 노사 임금협상에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

현대자동차 노사가 19일 울산공장에서 올해 22번째 단체교섭을 진행했다. 사측에선 윤갑한 사장 외 28명이, 노동조합(노조) 측에선 이경훈 지부장 외 29명이 참석해 협상했다.

며칠 전까지 “최대한 빠른 합의를 이뤄내 임금단체협상을 마무리 짓겠다”며 긍정적 태도를 보였던 노조였지만, 이날 교섭장에 들어서는 순간 표정은 잔뜩 굳어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인 18일 모기업이 10조원 넘는 금액을 쏟아 부어 서울 강남 한전 부지를 낙찰 받은 게 빌미가 됐다.

이경훈 지부장은 “천문학적인 돈을 들인데 대해 국민 모두 불만을 넘어 분노로 치닫는 상황이 매우 우려스럽다”며 “사측이 스스로 충분한 지불능력을 갖췄다는 사실을 입증한 만큼 비정규직이나 통상임금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는 단체교섭을 해결하기 위해 전향적 결단을 내려야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윤갑한 사장은 “(한전 부지 매입에 들어간 돈을)비용으로 보지 말고 미래지향적 투자로 인식해 주길 바란다”며 “회사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 글로벌센터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는 신사옥을 짓기 위한 전략적 투자”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의점을 찾지 못한 양측은 협상 시작 30분 만에 교섭을 끝냈다. 노조는 사측에 추가제시안을 내놓으라고 촉구했고, 이에 대해 사측은 “주말 동안 각자 협의를 진행한 후 다시 교섭에 나서자”고 제안했다.

노사는 22일 다시 만나 23번째 단체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노조는 협상이 끝난 후 성명서를 통해 한전 부지 매입을 중단하는 것은 물론, 단체교섭에서 사측을 대표하는 윤여철 부회장 퇴진 및 통상임금 확대적용을 강력히 요구했다.

기아자동차 노조도 18일 광주공장에서 사측과 본 교섭을 가졌다. 올해 들어 19번째 이뤄진 교섭 최대 화두는 역시 한전 부지 매입. 노조는 이날 이삼웅 사장 등 회사 측 대표를 향해 한전 부지 매입을 강하게 비판하고, 비정규직과 통상임금 확대 적용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 줄 것을 요구했다.

당초 노조는 의견 접근을 보지 못하고 있는 임금 및 별도요구에 대해 성의 있는 제시안을 내놓으라고 요구했지만, 이날 사측이 새로운 협상카드를 꺼내들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 됐다.

결국 노사 양측은 차기 교섭 일정을 추후 논의하기로 하고,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한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한전 부지 매입과 관련해 19일 입장을 밝혔다. 정 회장은 이날 부지 인수에 관여한 그룹 최고경영진을 불러 격려하는 자리에서, “입찰 금액이 지나치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사기업이나 외국기업에게서 사는 거라면 고민해야 했겠지만 정부로부터 사들이는 것이어서 국가에 기여한다는 생각으로 큰 금액을 썼다”며 “관계자 모두 남은 과정을 차질 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번에 입찰가 10조5500억원은 정 회장이 직접 제시하고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진행 현대차 사장 중심 한전 부지 인수 태스크포스팀은 서울시와 인∙허가 문제를 협의할 협상팀으로 바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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